매일신문

배달이 더 비싸다… 배달앱 차등수수료 도입했으나 '이중가격' 확산

이디야커피, 배달앱서 300∼500원 인상
맘스터치·굽네 일부 점주도 이중가격제
배달플랫폼 "차등수수료 도입 통해 업주 부담 경감"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앞에서 배달 노동자가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등 배달 플랫폼 업체와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산업협회 등 입점 업체 대표들은 지난 30일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 등을 놓고 9번째 논의를 이어갔지만, 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참석 주체들은 라이더 위치정보 공유 및 부담 항목 영수증 표기 등 다른 쟁점에서는 공감대를 찾았다. 업계 주체들은 다음 달 추가 회의를 열어 수수료 합의안의 도출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앞에서 배달 노동자가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등 배달 플랫폼 업체와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산업협회 등 입점 업체 대표들은 지난 30일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 등을 놓고 9번째 논의를 이어갔지만, 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참석 주체들은 라이더 위치정보 공유 및 부담 항목 영수증 표기 등 다른 쟁점에서는 공감대를 찾았다. 업계 주체들은 다음 달 추가 회의를 열어 수수료 합의안의 도출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연초부터 커피, 햄버거 등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도 확산하며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배달앱에서 차등 수수료가 도입돼 적지 않은 점주들의 수수료율이 낮아졌음에도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외식업체나 점주들이 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디야커피, 맘스터치, 굽네치킨 등의 전체 매장이나 일부 매장에서 배달 메뉴 가격이 올랐다.

전국에 약 3천개의 매장이 있는 이디야커피는 이날부터 '배달 전용 판매가'를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외부 배달 플랫폼 가격 기준으로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제조 음료는 300원 인상하고, 베이커리나 RTD 음료(용기에 담은 제품) 등은 500원 높인다.

이디야는 "최근 시장 환경 변화와 배달 수수료 인상 등으로 가맹점 운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배달앱 메뉴 가격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회사 측은 "배달 주문으로 1만원어치를 팔아도 4천원을 떼가니 많은 점주가 배달 가격을 올려달라고 호소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최근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외식업 점주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외식업 점주들이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은 '배달앱 수수료(7점 만점에 5.68점)'였다.

몇몇 치킨 브랜드는 본사 차원에서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지 않았지만, 일부 점주가 배달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최근 48개 가맹점에서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매장별로 인상 폭은 다르지만 배달 메뉴 가격이 평균 15%가량 올랐다.

다만, 맘스터치 본사는 배달 메뉴 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가맹점에 자제할 것을 권하고 있다.

현행 가맹거래법상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개별 가격 정책을 규제할 수 없다는 게 맘스터치의 설명이다.

맘스터치 일부 가맹점주는 작년 7월부터 가맹본부에 이중가격제 적용을 촉구해왔다.

맘스터치 가맹본부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했으나, 장기적으로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본사 차원에서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치킨 브랜드 가운데 매출 4위인 굽네치킨은 최근 서울과 경기 등 일부 가맹점이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렸다.

가격이 1만9천900원인 대표 메뉴 '고추 바사삭'은 일부 매장에서 2만1천900원으로 오르는 등 배달 메뉴 가격이 1천∼3천원 인상됐다.

굽네 또한 본사 차원에선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상위 3위 안에 드는 치킨 브랜드도 이중가격제를 논의했지만, 업주들의 의견이 갈리고, 가격 인상에 따라 여론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논의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 매출이 대부분인 치킨 브랜드가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것은 사실상 제품 가격 인상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진다.

외식 업계의 이중가격제는 특히 지난해부터 확산하는 모양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등 주요 버거 브랜드 대부분이 이중가격제를 적용했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도 배달용 커피 가격을 500원가량 더 받는다.

이중가격제는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이 지난달 26일부터 중개 수수료를 9.8%에서 2.0∼7.8%(부가세 별도)로 인하한 뒤에도 지속되고 있다.

배민은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타결한 상생안에 따라 차등 수수료를 적용한다.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0%를 각각 적용한다.

쿠팡이츠 역시 배민과 같은 차등 수수료를 다음 달부터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배달앱 업체들은 차등 수수료 도입으로 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배민 측은 "상생 요금제 시행 첫날 업주 부담은 전 구간에서 줄어들었다"면서 "'수수료 인상'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던 상위 35%에서도 업주 부담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