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경영진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느냐는 정치권의 추궁에 "부도를 막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며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홈플러스·삼부토건 관련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2월) 28일부터 시작해 3월 4일 0시 사이 연휴 동안 (회생신청 준비를) 했다"며 "단기 유동성 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회생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은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홈플러스 단기신용등급이 'A3'에서 'A3-'으로 강등된 것이 공시된 날이다.
김 부회장의 발언은 회생신청 준비를 한 시점이 지난달 28일이라는 것으로, '신용등급 하락 이후 단기자금시장 조달이 어려워지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는 그간의 입장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이어 김 부회장은 "공식적으로 (회생 신청을) 결정한 이사회 결의는 3월 3일"이라며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게 확정된 다음 2월 28일과 3월 1일은 내부적으로 검토를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전에는 미리 준비한 게 없다"며 "3월 1일 오후에 저희 임원들끼리는 더 이상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을 해서 그때부터 준비를 본격적으로 했다"고 분명히 말했다.
김 부회장은 기업어음 'A3-' 등급은 수요가 부족해 거의 발행되지 않는다며 "3개월간 6천억∼7천억 규모 자금 상환 요구가 들어오는데 3개월 내 부도를 막을 방법이 없었고 거래처, 직원들을 보호하려면 (홈플러스를) 회생에 넣고 채권자들과 별도 협의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신용등급 A3에서 A3-로 하락한 기업 중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고 등급 하락 후 영업일 하루 만에 회생 신청을 한 사례가 있느냐"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그런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신영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홈플러스의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서 증권사와 투자자들에게 판매해왔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홈플러스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금 사장은 "이를 책임 회피성 기습 회생 신청이라고 판단해도 무리가 없지 않느냐"라는 질의에는 "제가 판단할 부분은 아니지만, 자본시장에 있는 분들은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날 금 사장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신청으로 인해 자금조달 시장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A3에서 A3-로 등급이 떨어졌다고 해도, A3-도 투자적격 등급"이라며 "그런 회사들이 갑자기 회생 절차를 신청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어느 누가 투자를 하겠나"라고 꼬집었다.
한편, 여야 의원들은 이날 현안질의에 핵심증인으로 출석요구를 받았음에도 해외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은 김병주 MBK 회장을 강하게 질타하며 향후 별도 청문회를 열자고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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