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상대의 건축인문기행] 중국 장쑤성 2개의 쑤저우박물관

작은 마을인 듯…과거로 돌아간 전통미
'루브르 피라미드' 이오밍 페이…고향에 바친 마지막 건축 작품

쑤저우박물관은 간결한 선과 벽면 기하학 구성으로 전통 목조건축을 재해석한 모더니즘 건축이다.
쑤저우박물관은 간결한 선과 벽면 기하학 구성으로 전통 목조건축을 재해석한 모더니즘 건축이다.

상하이 훙차오역에서 쑤저우 북역까지 무정차 고속철도는 23분(80km)밖에 걸리지 않았다. 자리를 찾아 앉자마자 도착 안내방송이다. 고속철도가 뻗어나가며 도시마다 첨단 디자인의 대규모 역사 건물들이 경쟁적으로 지어졌고 지어지고 있었다. 쑤저우 북역은 우수건축으로 선정된 건축 작품이다.

여러 차례의 쑤저우(苏州) 단체 탐방은 항상 졸정원, 유원, 스즈린 등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 9개 전통 원림 탐방의 반복이었다. 쑤저우 2곳의 박물관을 찾아가는 개인 여행에서 비로소 고전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넓은 도시의 구조 형태를 읽게 되었다. 원도심을 둘러싸고 있는 반듯한 고대 성곽, 그 둘레에 흐르는 물(해자 垓子) 주변으로는 옛 성에 조화로운 녹지공원과 전통 건축으로 조성되어 있다. 시가지 남북으로 흐르는 '경항 대운하'는 옛 시간에 머물게 하며 과거에서 현재 미래의 도시는 동서 대로를 따라 이어가고 있는 영속성의 도시였다.

2,500년 문화역사 고도(古都)에는 2개의 박물관 건축이 있다. 과거의 '쑤저우박물관' 최근의 '쑤저우박물관 서관'은 그 위치에 따라 '동관' '서관'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과거 전통과 미래를 상징하는 2개 박물관은 대비와 조화를 이루는 쑤저우의 상징 건축이다.

쑤저우박물관 정원 연못에 반영된 건축 풍경은 현대적 원림의 건축미학이다.
쑤저우박물관 정원 연못에 반영된 건축 풍경은 현대적 원림의 건축미학이다.

◆쑤저우 출신 I.M. 페이 설계의 쑤저우박물관

루브르 박물관 유리 피라미드로 유명한 I.M.Pei 건축 작품인 쑤저우박물관은 쑤저우 북역에서 택시로 10분 거리에 있다. 과거 태평천국 중왕 저택 부지에 건립된 쑤저우박물관은 2006년 10월 개관했다.

따가운 여름 햇살의 이른 아침인데도 작은 길 박물관 입구는 북적거린다. 사람이 많은 중국의 문화 공공시설의 공통적 현상이다. 입구 홀 아트리움 디자인은 복도 천창으로 연속된다. 실내 빛과 그림자를 드리우는 천창 자연광은 각도로 조절되며 빛 에너지를 절약하는 친환경 건물이다. I.M.Pei 건축은 정사각형과 피라미드 다각형의 기하학적 디자인이 특징이다.

I.M.Pei 건축의 특징인 정사각형 피라미드 기하학으로 디자인된 쑤저우박물관 입구 아트리움.
I.M.Pei 건축의 특징인 정사각형 피라미드 기하학으로 디자인된 쑤저우박물관 입구 아트리움.

곡선은 찾아볼 수 없는데도 건축은 딱딱하지 않고 온화한 느낌이다. 박물관 전시실은 반듯한 작은 방으로 연속되며 작은 동네처럼 집채를 나누고 있다. 달 창이라 부르는 원형과 다각형 작은 창은 전시 공간에서 시선을 새롭게 한다. 외부 경관을 연결하며 밖의 틈새 작은 정원을 보여준다. 작은 전시실 공간은 사랑방 문방(文房) 같은 유려한 느낌이다.

간결한 선과 흰 벽면의 기하학 구성은 전통 목조건축 이미지로, 안마당의 정자 연못 인공 산은 쑤저우 원림을, 마을 전통을 재해석한 모더니즘 박물관 건축이다. 전시장을 나오면 밝은 정원으로 이어지며 연못에 반영되는 건축 풍경은 현대적 전통의 건축미학이다. 복잡한 아트 샆 카페에는 들어갈 엄두를 못내고, 과거 박물관이었던 동편의 태평천국 옛 건물을 거쳐서 나오면 전통 거리로 이어지는 골목이다.

쑤저우박물관 안마당 흰 벽면 담장을 배경으로 수려한 인공적 산수가 펼쳐져 있다.
쑤저우박물관 안마당 흰 벽면 담장을 배경으로 수려한 인공적 산수가 펼쳐져 있다.

이곳 원림 스즈린(獅子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미국으로 건너간 중국계 건축가 I.M.Pei가 고향에 바친 마지막 건축 작품이다. 당시 88세 고령으로 설계와 공사 현장을 지켰다. '현대 건축의 마지막 마스터'로 불리는 위대한 건축가는 102세 (1917.4. ~ 2019.5.)에 서거했으나 그의 명성으로 지금도 뉴욕의 설계회사는 지속되며 지난해 홍콩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동관, 재미국 중국 대사관, 베이징 샹산 호텔, 홍콩 중국 은행, 카타르 이슬람 박물관 등의 건축을 남겼다.

◆15년 후, 독일 건축가 설계의 '쑤저우박물관 서관'

2006년 개관한 '쑤저우박물관(동관)'은 많은 관람객으로 공간이 절대 부족하게 되었다. 15년 시간이 지나서, 원도심에서 서쪽으로 20km 떨어진 스산(獅山) 문화광장에 '쑤저우박물관 서관'이 2021년 9월 탄생하게 된다. '동관' 설계는 지역 출신 건축가 I.M. 페이의 전통 원림 스타일 지역주의 건축이라면, '서관'은 독일 'GMP 건축'이 설계한 국제주의 형식으로 서로 대비적이다.

동양과 서양의 건축가, 동쪽 전통 지역과 서쪽 신도시 지역의 박물관은 동서 건축 문화를 비교하면서도 전통 도시의 구조와 요소를 계승 확장하는 건축으로 서로 공통적인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스산(獅山) 문화광장'이라 일컫는 이곳은 쑤저우 하이테크, 중앙 비즈니스 핵심 지역이다.

과학기술박물관, 쑤저우시산대극장, 쑤저우박물관 서관(왼쪽부터)이 나란히 세워지고 있는 쑤저우사산(獅山)문화광장.
과학기술박물관, 쑤저우시산대극장, 쑤저우박물관 서관(왼쪽부터)이 나란히 세워지고 있는 쑤저우사산(獅山)문화광장.

사자 갈기 모습의 정원석으로 이루어져서 '스즈린(獅子琳)'인데 이곳 산봉우리에 사자바위가 있어 '사자산' 또는 '스산(獅山)'으로 부르고 있었다. 산과 호수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하는 이곳 전체 스산(獅山) 공원은 2.2km 산책로와 3.6km 스마트 트랙은 거대한 원형으로 연결하고 있었다. 필자가 방문한 2023년 2월에는 '쑤저우박물관 서관' 만이 개관했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한 '과학 기술 박물관(설계, 퍼킨스 앤 윌)' '쑤저우 사산 대극장(설계, 세지마 가즈요)'과 전체 공원은 올 해 개관 예정이다.

사자산 아래에 하얀 바위들이 한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연면적 48,000㎡의 서관은 동관 규모 4배에 해당하는 대형 박물관이다. 정사각형 그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배치는 박물관 기능을 효율적으로 조직하면서도 경직되지 않는 리듬감을 부여한다. 거대한 매스를 나누어 클러스터로 구성하며 지붕 경사를 각각 엇갈리게 하여 마을 지붕처럼 자연환경에 조화를 이루게 하였다.

쑤저우박물관 서관은 사자산 아래 흰 바위처럼, 경사 지붕들이 자유로운 마을처럼, 쑤저우 자연환경에 조화로운 현대 박물관이다.
쑤저우박물관 서관은 사자산 아래 흰 바위처럼, 경사 지붕들이 자유로운 마을처럼, 쑤저우 자연환경에 조화로운 현대 박물관이다.

입구 정면 벽면에는 미세한 창들이 점점이 새겨져 있다. 불규칙하게 하나하나씩 뽑아낸 벽돌 구멍처럼 보인다. 건물 전체와 비교하면 주 출입구는 작은 개구부이다. 그러나 실내에 들어서면 반전 공간이다. 높은 벽면과 천정 높이가 아득해 보이는 대형 로비 공간에는 높은 벽면 작은 창을 통과한 미세한 빛이 은하수처럼 높이 흩어져 있다. 빛을 위해 조각된 벽이다.

한 변 길이 25m 모듈은 전시장 단위 공간으로 나누고 연결하는 정육면체 구조 모듈의 구성이다. 10개의 큐브 전시실은 전통 가옥들이 모여 있는 마을 구성이며, 그 사이 골목길은 유리 커튼 월의 밝은 공간으로 쑤저우의 전통 마을을 간결한 건축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쑤저우박물관 서관은 전시실을 이동하는 골목 공간은 자연과 도시 경관을 바라보는 쉼터가 된다.
쑤저우박물관 서관은 전시실을 이동하는 골목 공간은 자연과 도시 경관을 바라보는 쉼터가 된다.

전시실을 이동하는 골목 공간에서는 푸른 사자산과 공원 호수 전망과 신도시 고층 건물 풍경들이 멀리 나타난다. 동관은 쑤저우의 고전적 역사적 맥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 서관은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로 쑤저우 미래 도시를 향하고 있다. 그리드 시스템의 4개 블록의 중정은 쑤저우의 원림을 나타내는 비워진 공간이다.

'고대 그리스 문명전'과 '프랑스 현대미술전' 두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뜻밖의 미술관을 만나게 되는 즐거움이다. 현대 박물관에서의 기획전 비중이 크게 높아졌으며 그 목적으로 박물관을 찾는 방문객이 더욱 많아졌다.

쑤저우박물관 서관은 입구의 정면은 실내 로비에 미세한 빛을 위해서 조각된 벽이다.
쑤저우박물관 서관은 입구의 정면은 실내 로비에 미세한 빛을 위해서 조각된 벽이다.

박물관 서관은 2018년 시행된 국제 공모 설계에서 독일의 대표적 'GMP' 설계그룹이 당선되었다.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 센터, 항저우 남부 기차역 등 중국에 여러 작품과 베를린 중앙역, 함부르크 공항, 브라질리아 스타디움 등 국제적 대형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이곳 중국에서는 외국 유명 건축가의 작품들이 의외로 많음에 놀라게 된다. 최근의 프리츠커 수상 건축가 작품들을 도시마다 볼 수 있고 지어지고 있었다. 과거의 양적 수준에서 질적 수준으로 급속히 앞질러가고 있었다. 2025' 프리츠커 수상자는 중국 건축가이다. 13년 전 왕수(王澍)에 이어 중국 두 번째로 류자쿤(劉家肤)이 수상한다.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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