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이 없다. 스탠딩이다. 관객들은 조명이 꺼진 커다란 광장에서 대체 어디서 무엇이 등장할 지 숨죽이며 기다린다.
사각형의 공연장 전면에 위치한 스테이지 위로 배우들이 올라가 강렬한 드러밍과 함께 노래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이윽고 정 반대편에서 천정에서 지구 모양의 원형 구조물이 등장하며 그 위를 배우들이 뛰고 있다. 그러자 전면부에서 노래하던 배우들이 공연장 한 가운데로 이동하더니 공연장 한 가운데서 쇼를 선보인다.
무대는 다시 전환된다. 사각형의 공연장 전체가 은색 커튼으로 뒤덮히더니 와이어를 단 배우들이 은색 위에서 춤을 선보이며 사방을 날아오른다. 정해진 무대 없이 공연장 전체를 무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잠시도 지루할 틈 없이 어디서 무엇이 등장할 지 잔뜩 기대하게 만드는 전 세계를 열광시킨 초몰입형 퍼포먼스의 대명사 '푸에르자 부르타'가 완전히 새로운 버전 '아벤(AVEN)으로 돌아왔다.
지난 18일 개막한 '2025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서울'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개막해 오는 6월 22일(일)까지 장기 공연을 이어간다. 서울 성수문화예술마당 FB씨어터에서 매주 화·수·목요일 오후 7시 30분, 금요일은 오후 4시와 7시 30분, 주말과 공휴일에는 3시와 오후 6시 공연을 이어간다.

푸에르자 부르타 시리즈는 전 세계 37개국, 68개 도시에서 680만 명 이상의 관객을 사로잡은 글로벌 공연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누적 관객 수 30만 명을 돌파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번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은 기존 공연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고 새로운 차원의 몰입감을 구현한 전례 없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기존의 푸에르자 부르타 시리즈가 공중을 가로지르는 퍼포먼스와 감각적인 연출로 유명했다면, 이번 '아벤'은 그 한계를 넘어 공간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재창조했다.
첫 공연에 앞서 이날 오후 5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총괄 코디네이터인 파비오(Fabio Edgardo D'Aquila)는 "'아벤(AVEN)'이라 이름은 '모험(Adventure)'과 '천국(Heaven)'을 결합한 개념으로, 관객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하도록 설계했다"면서 "기존의 시각적 화려함을 뛰어넘어,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고 중력의 개념을 무너뜨리는 감각적 경험을 선사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푸에르자 부르타' 제작진은 2010년 아르헨티나 건국 200주년 퍼레이드와 201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하계청소년올림픽 개막식을 연출하며 무대 개념을 확장하는 혁신적인 연출력을 선보이며 그 실력을 인정 받은 바 있다.
이번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에서도 그들만의 독창적인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다. 극장 전체가 무대가 되어 배우들은 공간을 자유롭게 가로지르고, 관객들은 고정된 좌석 없이 함께 움직이며 공연을 체험하는 형식이다.

파비오 총괄 코디네이터는 "이번 '아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사람 사이의 관계가 단절된 상황 속에서 인간애(humanity)와 사람 사이의 관계성, 따뜻함, 행복함, 함께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이를 공연을 통해 풀어내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푸에르자 부르타' 퍼포먼스가 시각적 화려함에 중점을 뒀던 것과 달리 이번 공연은 인간의 본연의 감각을 깨워 환상과 순수한 즐거움, 밝은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획됐다. 그래서 무대 감독인 디에고(Diego Ignacio Fernandez Mayora)는 이 공연장을 '매직 박스'라고 일컬었다.
이번 공연은 다양한 연출 요소를 활용해 관객을 전혀 새로운 차원의 세계로 이끈다. 배우가 수천 마리의 나비 사이에서 춤을 추며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허무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마치 자연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거대한 고래의 내부를 탐험하는 듯한 공간 연출과 무중력 상태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우주 여행자의 시점은 극장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다. 배우들은 폭포를 통과하며 공중을 가로지르고, 강풍 터널 속에서 거꾸로 춤을 추는 등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과 하나 되는 공연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함꼐 호흡하고 움직이며 공연을 만들어가는 존재가 된다. 사진과 영상 촬영도 자유로워 MZ세대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파비오 총괄 코디네이터는 "푸에르자 부르타 공연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마치 파티장에 간 것 처럼 '오늘 밤은 즐기고야 말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면서 "관객들의 좋은 에너지를 받아 마지막까지 행복과 환희,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공연을 선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따. 전석 12만1천원(스탠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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