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대한 뿌리, 구미] <18> 구미에서 놀자

입장료 필요 없는 금오랜드…느릿느릿 돌아가는 관람차 타고 판타지 세계로
휴양과 데이트 동시에 즐기는 에코랜드…모노레일·짚코스터 색다른 경험

구미 금오랜드에도 2024년 대관람차가 생겼다.관람차는 공중관람이라는 당초 목적에 대해 놀이공원에 온 사람들을
구미 금오랜드에도 2024년 대관람차가 생겼다.관람차는 공중관람이라는 당초 목적에 대해 놀이공원에 온 사람들을 '판타지의 세계'로 이끈다.

엄청난 스릴과 모험을 선사하는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일본 도쿄·오사카의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스튜디오'와는 비교할 바는 안되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자이로드롭이나 자이로스윙, 아트란티스나 스페인 해적선 같은 오금을 저리게 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어트랙션은 없지만 어른들의 추억과 아이들의 동심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회전목마'와 '회전그네', 드래곤코스터, 스피닝코스터, 범퍼카는 물론이고 고전적인 놀이기구인 바이킹에 이르기까지 있어야 할 건 다 갖추고 있다. 게다가 놀이공원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관람차(Ferris wheel)까지 있다.

◆박람회의 꽃, 관람차. 구미에도 있다.

산업혁명이후 시작된 '박람회'(expo)의 유산인 관람차는 박람회가 끝난 후 철거되지 않고 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뉴욕과 시카고, 영국의 런던,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로셀로나,일본의 도쿄와 오사카 등 세계적인 도시에는 그 도시를 상징하는 관람차가 있다.

시카고 관람차는 1893년 시카고세계박람회가 낳은 유산이었다. 관람차가 '페리스휠'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이 박람회에서 자전거바퀴에서 영감을 얻어 거대한 바퀴 끝에 곤돌라를 매단 관람차를 만든 건축엔지니어 조지 페리스에서 비롯됐다. 관람차는 바퀴모양의 둘레에 곤돌라를 매달아 조망할 수 있도록 한 회전식 놀이기구다. 서울시가 상암동 하늘공원에 세계 최대 규모의 대관람차 건설계획을 세운 것도 관람차가 주는 판타지 때문이 아닐까?.

금오랜드 전경
금오랜드 전경

박람회장에 세워지던 관람차가 어느새 대구 동성로의 '스파크랜드'와 오사카 우메다 헴파이브관람차처럼 도심 한가운데 들어서기도 하면서 놀이공원을 상징하는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관람차는 공중관람이라는 당초 목적에 대해 놀이공원에 온 사람들을 '판타지의 세계'로 이끈다. 롤러코스터나 청룡열차같은 시끌벅적하고 속도감을 느끼게 하거나 회전목마와 같이 동심을 자극하는 어트랙션들이 가득한 놀이공원에서 관람차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시간을 거슬러 흐르는 듯 느릿느릿 돌아가는 사각형 '캐빈'은 연인과 가족들에게 다른 세상으로 이끄는 비밀의 문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마치 대관람차를 탄생시킨 19세기로 되돌아간 듯 우리는 놀이동산이 주는 또 다른 매력에 빠지게 된다.

금오랜드 회전그네
금오랜드 회전그네

구미 금오랜드에도 2024년 관람차가 생겼다. 금오랜드를 그저 유아나 어린이들이 놀기 좋은 놀이공원이라고만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관람차의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도쿄와 오사카 혹은 삽교천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금오산에 오르다가 입장료를 따로 받지도 않는 금오랜드에 가서 다른 어트랙션을 타지 않고 관람차만 타는 것도 가능하다. 지름 48m 폭 15m에 4인승 곤돌라 32대로 다른 관람차에 비해서는 크지 않지만 관람차의 위용은 가까이 가면 웅장하다.

관람차의 역주행에 '경주월드'에 흔들거리는 스윙형 관람차가 오는 5월 개장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에코랜드 모노레일
에코랜드 모노레일

◆구미 에코랜드

구미는 공단이 즐비한 '회색공업도시'라는 선입견은 이제 버리는 것이 좋겠다. 경상북도에서 가장 젊은 도시, 구미에는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금오랜드 같은 놀이공원 뿐 아니라 숲 탐방을 할 수도 있는 생태공원 '에코랜드'까지 갖추고 있다.

이제 놀이공원에는 어린이날만 가는 것이 아니다. 놀이공원은 평소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로 인기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해주는 회전그네는 어른들에게 오히려 인기다. 청소년들에게는 속도감있는 스릴을 느끼게 해주는 롤러코스터나 바이킹이 인기라면 아이들은 범퍼카와 티니핑랜드에 눈길을 준다.

금오랜드에는 회전목마 등 유아용 놀이기구 7종과 바이킹 등 성인용 놀이기구 5종, 사계절 썰매장을 갖추고 있으며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고 있어 자유롭게 이용요금을 내거나 종합이용권을 구입해서 한꺼번에 모두 탈 수도 있다.

산림문화관 암벽체험
산림문화관 암벽체험

구미시내에서 20여분 떨어진 산동면에 위치한 '에코랜드'는 가족단위는 물론 친구와 연인들끼리도 많이 찾아 휴양과 데이트를 동시에 즐기는 곳이다. 구미 에코랜드 한 가운데 자리잡은 산림문화관을 중심으로 모노레일을 타고 탐방할 수 있는 산동참생태숲과 자생식물단지, 산림복합체험단지 등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생태숲 탐방은 걸어서 갈수도 있지만 산림문화관 뒤쪽에 위치한 모노레일을 타고서 중간에 내려서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 편하다. 모노레일을 타고 생태숲을 둘러보고 전망대를 거쳐 돌아오기까지 1.8km에 이른다. 4000원(어린이)~6000원(어른)인데 단체와 구미시민에게는 할인이 적용된다. 신분증을 지참하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스릴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면 '짚코스터'(zip coaster)를 권한다.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같은 다이내믹한 놀이기구는 아니지만 생태숲 사이를 휘저으며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짚코스터 정도는 타보는 것이 어떨까? 산림문화관 오른쪽 벽에는 가볍게 암벽등반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이 돼 있다.

에코랜드산림문화관
에코랜드산림문화관

모노레일 코스를 따라 생태숲길이 나 있어 전망대까지 느릿느릿 트레킹을 하거나 모노레일 승차장에서 출말 거북바위를 거쳐 산동참생태숲을 거쳐 전망대까지 오르는 트레킹코스도 인기다. 가까이 다가가면 더 즐거운 에코랜드다. 물론 중간에 모노레일을 탑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산동참생태숲은 중간중간 생태연못과 산책로 데크 쉼터 등이 조성돼 있어 누구나 쉽게 걸으면서 탐방할 수 있다.

산림문화관을 둘러보면서 숲이 주는 즐거움을 탐구하다가 어슬렁어슬렁 문화관 앞 넓은 잔디 어디에든 피크닉가방을 풀면 소풍이다. 주말이 아니더라도 잔디밭 어디서든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다가 심심하면 삼림욕장을 찾아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만끽할 수도 있다. 에코랜드 입장료는 무료다.

구미에코랜드 안내도
구미에코랜드 안내도

주차장 근처에 어린이 놀이터도 있다. 어린이용 놀이시설이 있고 작은 연못과 정자도 있어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놀이터 뒤쪽에 어린이테마교과숲이 조성되어 있다.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수록된 100여 종의 식물들을 직접 보고 만지며 체험할 수 있는 자연학습공간이라고 한다.

도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산동에 에코랜드가 있다는 것은 구미시민들에겐 자연이 준 선물이다.

◆옥성 자연휴양림

구미에는 산업도시와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호젓한 '자연휴양림'도 있다. 옥성자연휴양림은 '주야저수지'를 중심으로 휴양림 내에 다양한 숙소와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가족단위와 연인들이 삼림욕을 하면서 자연을 만끽하기에 제격인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옥성자연휴양림은 구미시 옥성면(휴양림길 150)에 있는데 구미시내에서는 30여분이 걸린다. 선산IC에서 916번 지방도로를 따라 산길로 옥성면행정복지센터 방향으로 10여분 달리다보면 입구가 나온다. 옥성휴양림 숙소예약을 할 때 구미시민들에게는 최대 40%(비수기) 혜택을 주고 있다.

구미는 즐길 곳과 놀 곳이 없어 재미없는 '노잼' 도시라는 선입견은 이제 버리자.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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