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엔 환율 1천원 넘어서나…"연말까지 엔화 강세" 전망

19일 원·엔 환율 100엔당 968.74원, 2년여 만에 1천원 육박
안전자산 투자 관심 높아진 데다 일본 금리인상 기대감 상승
"미국 경기둔화 조짐 추가로 확인되면 엔화 강세 강화할 것"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 고착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은 4개월째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1,400원대가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 고착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은 4개월째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1,400원대가 '뉴노멀'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최근에는 강달러 흐름이 다소 진정되고 다른 주요국 통화 가치가 절상되는 흐름에서도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달러당 160엔에 육박했던 엔/달러 환율은 147엔선으로 떨어졌고, 달러/유로 환율도 유로당 1.02달러까지 밀렸다가 3월 들어서는 유로당 1.08~1.09달러까지 반등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 달러, 엔화가 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원·엔 환율이 1천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일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의 경제 성장세도 낙관적으로 전망되면서 엔화 강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원·엔 환율은 전 거래일(969.37원)에서 소폭 내린 100엔당 968.74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원·엔 환율은 988.29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4월 28일(1,000.63원) 이후 2년여 만에 1천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최근 엔화 강세는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엔화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진 데 더해 일본 정책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이날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0.5% 수준으로 동결했다.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지난 1월 정책금리를 0.25% 수준에서 높인 데 대한 시장 반응과 트럼프 행정부 경제정책 영향 등을 살펴보는 차원에서 이번 달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이후 추가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 5일 한 강연에 참석해 "현재의 정책금리는 충분히 완화적"이라며 "경제와 물가가 예측대로 움직이면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해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갈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시장은 일본의 긴축적인 통화정책과 낙관적인 경제전망 등을 바탕으로 엔화 강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일본의 경제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2.2%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고,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4.0%로 지난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경기둔화 조짐이 추가로 확인되면 이 같은 흐름이 더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엔화 강세 전망에 따라 일본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최근 미국 경제지표에서 성장 둔화 조짐이 확인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졌다. 미국발 관세위험 가시화로 주요 교역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엔화 수요를 자극했다"며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과 미·일 금리 차 축소 등이 투자 수요 확대,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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