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군부대 후적지 개발 청사진 공개…'의료클러스터·금융도시·에듀파크·첨단산단' 변신 (종합)

대규모 후적지 개발 추진…도시공간구조 대개편,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후적지별 입지특성 반영 특화개발계획 추진
제2작전사령부, 병원 중심 종합의료클러스터 구축
5군수지원사령부, 국제금융 도심복합타운 조성
미래형 국제교육 도시 추진…신공항 연계 첨단산업
洪 "대구, 글로벌 도시 도약에 최선"

대구시는 군부대 5곳 통합 이전에 따라 후적지별 입지특성을 반영해 군부대 후적지 특화개발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대구시는 군부대 5곳 통합 이전에 따라 후적지별 입지특성을 반영해 군부대 후적지 특화개발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5개 군부대 후적지 개발구상' 위치도.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19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19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군부대 후적지 개발구상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도심 군부대 통합 이전에 따른 후적지를 의료·금융·교육·첨단산업의 중심으로 개발하는 미래 청사진을 공개했다. 2033년까지 수성구와 북구 일원에 의료클러스터, 국제금융도시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앞으로 사업성 확보와 민간투자 유치, 국방부와의 협상 등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1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군부대 후적지 개발구상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기부 대 양여 사업 추진을 위한 국방부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대구 군부대 5곳의 통합 이전지로 군위군이 확정됐다. 이전 대상 군부대는 육군 소속 ▷제2작전사령부 ▷제50사단사령부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 소속 ▷방공포병학교 ▷제1미사일방어여단 등이다.

군부대 이전 사업은 사업자가 시설물을 군에 기부한 대가로 후적지를 양도받아 개발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후적지별 입지 특성과 가용 면적을 고려한 특화 개발계획을 추진, 대구 미래 100년을 이끌 미래 신성장 거점 조성에 속도를 올린다.

현재 이전 대상 군부대의 추정 가용면적 비율은 53% 수준으로, 부지별로 제2작전사령부 74%, 제5군수지원사령부 74%, 방공포병학교 64%, 제50사단사령부 35% 등이다.

◆의료·금융·교육·첨단산업 중심으로

대구시는 후적지를 첨단산업과 의료, 교육, 국제금융 등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특화해 개발할 방침이다.

먼저 2작전사령부가 위치한 수성구 만촌동 후적지(1.27㎢·38만평)는 세계적 수준의 병원 중심 '종합의료클러스터'로 조성한다.

경북대학교병원과 경북대학교 의·치과·간호대학 등을 연계해 의료 분야 기업과 연구소 등을 집적한 산·학·연·병원 종합 의료클러스터를 국가 재정 사업으로 조성하는 한편 글로벌 의료·연구기관도 함께 유치한다.

대구시는 대한민국 의료산업을 선도하는 거점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의료관광 및 첨단의료 연구 활성화에 나서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수성구 가천동 5군수지원사령부 후적지(0.75㎢·23만평)는 K-2 공항 후적지 개발과 연계해 '국제금융도시' 구축에 나선다.

글로벌 허브도시인 '뉴(New) K-2'의 국내·외 대규모 투자에 대응하는 한편 수성알파시티와 연결한 첨단정보기술 기반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개발한다.

금융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을 유치하고,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형성해 금융회사 및 투자자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TK)신공항과 인근 K-2 후적지, 연호지구, 수성알파시티와 연계한 도심항공교통(UAM) 버티포트(이·착륙장) 도입을 통해 신교통 중심지로 조성하고 업무와 주거, 상업 기능이 도입된 도심 복합타운을 구축할 방침이다.

◆세계적 교육 허브와 첨단산업단지로

수성구 이천동 일원의 방공포병학교·제1미사일여단 후적지(0.64㎢·19만평)는 '글로벌 에듀파크'로 개발, 국제 수준의 교육 인프라를 조성한다.

외국 교육기관과 글로벌 명문대 캠퍼스를 유치해 세계적인 교육 허브로 발전시키고, 다국적 기업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전국 단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를 설립해 대구 지역 인재 유출을 방지하고 국내 우수 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북구 학정동 제50보병사단 후적지(1.05㎢·32만평)는 TK신공항과 연계한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한다. 신공항과 인접한 특성을 살려, 항공물류와 드론제조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한다.

또한 인근 칠곡경북대학교병원과 우수한 녹지 자원을 활용한 시니어타운과 헬스케어 산업단지를 조성, 건강한 고령화 사회를 선도하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19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19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군부대 후적지 개발구상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사업성 확보·민간 사업자 유치가 관건

후적지 개발 사업에 있어 사업성 확보와 민간 사업자 유치는 최대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고금리와 건설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하면 추후 상황에 따라 안정적인 재정 확보 차원에서 관련 특별법 제정 움직임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TK신공항 건설사업도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민·관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기로 하고 민간 사업자 유치에 총력을 쏟았으나, 사업 여건 악화 탓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규모에 따른 한계에 부닥치며 난항을 겪었다.

결국 시행 방식을 두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대구시는 지난해 9월 민간 주도에서 시 주도의 공영개발 형태로 사업 방식을 전환한 바 있다.

대구시는 이날 밝힌 후적지 개발 구상을 토대로 향후 구체적인 토지 이용 계획도 수립할 방침이다.

예컨대 기부재산 대비 양여재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는 토지 이용 계획 수립 시 일부 공동주택 용지 비율을 조정하는 등 후적지별로 대규모 주거시설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정 부시장은 "기부 대 양여 사업에 있어, 기부 받는 국방부의 요구와 이전을 추진하는 대구시 간에 일정 부분 의견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업비 규모는 지금 예단할 수 없으나 후적지 개발에 착수하는 시기부터 여러 방안들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 미군기지 평택 이전 사업이 3단계로 나눠 추진된 것처럼 군사 시설 이전 사업은 필요하다면 그 시점에 가서 순차적 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구시는 후적지 개발이 단순 주택 공급 형태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시민 여가 생활 수준을 향상할 수 있는 다양한 공공 인프라 계획도 추가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정 부시장은 "제2작전사령부, 제5군수지원사령부는 우리가 보존해야 할 녹지들이 상당히 많다. 대구 도심에서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하는 녹지를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며 "기존 녹지를 가능한 한 유지하면서 사업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이 대구시의 기본적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와 합의각서 체결까지 과제 산적

앞으로 대구시는 올해 하반기 중 국방부에 이전 협의를 요청하고, 이어 이전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국방부·기획재정부 검토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는 '군부대 이전 합의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군부대 이전지 확정 이후에는 국방부와 합의각서를 체결해야 이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 특히 합의각서는 대구시와 국방부가 2023년 체결한 '군부대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법적 효력을 지닌다.

다만 군부대 이전 사업 관련 합의각서 체결까지는 통상 2~3년 이상이 걸리는 데다, 다른 지역 군부대 이전 사업(육군 제35보병사단, 제39보병사단 등)의 경우 국방부와 합의각서 체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했다.

대구시는 오는 2030년까지 군부대 통합이전 완료를 목표로 세우고, 2031년부터 2033년까지 후적지 기반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 추진단을 구성해 사업 추진을 본격화한다. 추진단을 중심으로 관계기관과 함께 투자유치, 국가재정사업 추진,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 사업성 확보 등 개발구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대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군부대 후적지 개발과 부지 조성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1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만3천여명의 취업 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도심에 위치한 군부대 이전으로 확보되는 대규모 후적지는 대구미래 100년을 이끌어 갈 신성장 동력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대구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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