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공항 일대 '불법 주정차' 불편 신고 치솟는데…구청 단속은 뒷걸음

대구공항 일대 불법주정차 단속 실적 5년간 감소
공항 인근 지저동 주민 "집 앞 주차에 주민 불편 극심"
대구시의회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 대책 마련해야"

24일 대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주변에 불법 주차 차량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4일 대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주변에 불법 주차 차량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국제공항 주변 주민들이 불법 주정차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이 크게 늘어난 사이 단속건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동구청이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찾은 대구 동구 지저동 공항2공영주차장. 일반차량 주차면은 이른 오전부터 공항 이용객들의 차량들로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이곳 주차장은 대구공항 주차난 해소를 목적으로 지난해 5월 주차공간을 기존 183면에서 218면으로 늘렸지만 평일 오전 시각에도 만차 상태일 만큼 혼잡한 상황이다. 인근 공항네거리 일대 노상주차장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주차공간 부족으로 공항 안팎 이면도로나 도로 가장자리, 좁은 주택가 골목은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지저동 주민 손모(50) 씨는 "공항 이용객들이 주택가 골목이나 대문 앞에도 주차를 하는데 길면 일주일씩이나 해서 정작 주민들은 집에서 먼 곳에 주차를 한다"며 "평일에도 불법주정차 차량이 많은데 구청에서 단속을 더 강하게 해야한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5월 기존 173면에서 218면으로 확장한 공항2공영주차장. 오전부터 공항 이용객들의 차량이 빼곡히 들어선 모습.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이곳은 확장 공사 이후에도 매일 만차 상태인 상황이다. 김유진 기자

문제는 이 같은 주민 불편에도 동구청의 단속 활동은 되려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24일 동구청에 따르면 대구공항 인근 주민들의 불법 주정차 불편 신고는 지난해 714건이 접수됐다. 전년 동기 대비 216건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동구청의 대구공항 인근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는 2023년 1천588건에서 지난해 1천488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일각에서는 동구청이 사실상 불법주정차 단속에 손을 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우 대구시의원(동구1)은 "2019년 대비 지난해 공항 이용객 수가 75%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감안했을 때 2024년 단속 건수는 2019년 단속 건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대구시와 동구청이 적극적으로 협의해 단속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속과는 별개로 대구공항 인근 개발제한구역 내 유휴지를 활용해 주차공간이 추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공항 주차장과 공항 반경 1km 내 15곳의 공영주차장을 모두 합쳐도 총 주차면수가 2천278면에 불과해서다. 지난해 공항 이용객 수가 하루 1만명꼴인 350만명을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이에 대해 동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공항 일대에 불법주정차 단속 CCTV가 총 3대가 있지만 이용객들이 단속 사각지대를 찾으면서 불법주정차가 점차 늘고 있다"며 "성수기에 대비해 이동식 단속차량을 이용한 상시단속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기존 173면에서 218면으로 확장한 공항2공영주차장. 오전부터 공항 이용객들의 차량이 빼곡히 들어선 모습.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이곳은 확장 공사 이후에도 매일 만차 상태인 상황이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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