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성군 공공임대아파트 '이중고'…건설사 재정난에 입주민 단전·퇴거 위기

부채 840억, 관리비 감당 못해…전기 요금 미납 전력 차단 위기
건설사 분양 전환 거부 방침에 100가구 쫓겨날 판

대구 달성군 현풍읍의 한 공공임대주택을 무리하게 인수해 보증사고(매일신문 2023년 3월 13일)를 유발한 건설사가 재정난에 아파트 관리비마저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주민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주민들은 하자 보수조차 받지 못한 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독자 제공
대구 달성군 현풍읍의 한 공공임대주택을 무리하게 인수해 보증사고(매일신문 2023년 3월 13일)를 유발한 건설사가 재정난에 아파트 관리비마저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주민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주민들은 하자 보수조차 받지 못한 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독자 제공
독자 제공
독자 제공

적은 자본금으로 대구 달성군 현풍읍의 한 공공임대주택을 무리하게 인수해 보증사고(매일신문 2023년 3월 13일)를 유발한 건설사가 재정난에 아파트 관리비마저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주민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건설사 측이 빚 변제를 위해 임차인 분양 전환 대신 임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건설사와 분양권 인정 소송을 벌이고 있는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018년 공공임대주택을 매입한 A사는 당시 17개 은행으로부터 600억원을 빌리면서 현재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A사 부채는 840억원에 달한다.

A사 재정난에 해당 공공임대주택은 매달 관리비도 제때 내지 못하고 있다. 전체 792가구 중 빈 집이 180곳이어서 나머지 입주민 612가구가 내는 관리비로는 전체 관리비 8천만원을 메꿀 수 없어서다.

현재 공공임대주택은 관리비 미납으로 전기가 모두 끊길 위기에 처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화재보험조차 자금 부족을 이유로 가입하지 않다가 지난 11일에야 관리사무소가 입주민들로부터 돈을 걷어 가입했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조모(72)씨는 "관리비 뿐 아니라 하자보수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업체 측에 3개월 동안 나눠 갚겠다고 약속하고 사비로 보일러를 수리했다"며 "법적으로 내 명의도 아닌 집을 고쳐 사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입주민이 머잖아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날 위기라는 점도 문제다. A사는 빚 변제를 위해 입주민 분양 전환과 재계약 대신 전체 리모델링 후 임대 방침을 세운 탓이다.

현재 해당 공공임대주택에서 분양을 받은 곳은 360세대가 전부다. 분양을 받지 못한 240세대 중 약 100세대가 A사를 상대로 분양우선권 인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A사 대표는 "달성군청이 제시한 감정평가액이 터무니없이 적어, 감정평가액만 받고 분양하면 피해가 너무 크다"며 "최대한 재계약을 맺지 않고, 공실을 모두 임대해 빚을 변제할 예정이다. 보증금은 어떻게든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계당국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관계자는 "이미 보증사고가 난 아파트에 들어온 세입자가 또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달성군청 관계자는 "수차례 임대 사업자의 역할에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공문을 발송했으며, 관계기관과의 협의해 단전이 미뤄지도록 조치해왔다"며 "앞으로도 세입자들의 불편이 커지지 않도록 조치할 수 있는 사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