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학 설움 벗었어요' 98세 어르신 3년 도전…초등학력 인정 결실

의성군, 문해학습 어르신 16명 초등학력 인정 졸업식 열어
평균 연령 83세…3년 간 120주 걸쳐 초등 3단계 수료

의성군은 지난 19일 사곡면분회 경로당과 금성면 대리3리 경로당에서 문해학습교실 단계별 초등 과정을 수료한 어르신 16명에게 초등학력 인정서를 수여했다. 사곡면분회 경로당에서 열린 졸업식. 의성군 제공.
의성군은 지난 19일 사곡면분회 경로당과 금성면 대리3리 경로당에서 문해학습교실 단계별 초등 과정을 수료한 어르신 16명에게 초등학력 인정서를 수여했다. 사곡면분회 경로당에서 열린 졸업식. 의성군 제공.

"배움의 기회를 얻고 초등학력까지 인정받아 정말 기뻐요."

평균 연령 83세, 16명의 '백발서생'들이 3년에 걸친 노력 끝에 초등학력 인정서를 거머쥐었다.

지난 19일 오후 의성군 사곡면 사곡면분회 경로당과 금성면 대리3리 경로당에서는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 졸업식은 지난 3년 간 초등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초등학력을 인정받은 늦깎이 학생 16명(사곡면분회 7명, 대리3리 9명)의 졸업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이 곳에는 졸업생 가족과 문해학습과정 강사, 주민 등 70여명이 참석해 나이를 잊은 도전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학사모를 쓰고 졸업 가운을 입은 졸업생들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졸업생들은 지난 2022년부터 120주, 720시간동안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한문, 창의적 체험활동 등 정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준하는 문해교육과정 초등 1~3단계를 모두 이수했다.

최연소 70세, 최고령 9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한글을 갓 뗀 이들에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동문수학하던 이들 중엔 중도 하차하거나, 세상을 떠난 이도 있었지만 대부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학구열을 불태웠다.

의성군은 지난 19일 사곡면분회 경로당과 금성면 대리3리 경로당에서 문해학습교실 단계별 초등 과정을 수료한 어르신 16명에게 초등학력 인정서를 수여했다. 금성면에서 열린 졸업식 모습. 의성군 제공.
의성군은 지난 19일 사곡면분회 경로당과 금성면 대리3리 경로당에서 문해학습교실 단계별 초등 과정을 수료한 어르신 16명에게 초등학력 인정서를 수여했다. 금성면에서 열린 졸업식 모습. 의성군 제공.

최고령 졸업생인 오계순(98) 할머니는 "공부를 간절히 원했지만 기회가 없었다"면서 "배움의 기회를 얻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초등학교 졸업장까지 받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했다.

이들은 의성군이 지난 2012년 성인 문해교육을 도입한 이후 초등학력을 인정받은 첫 사례다.

내년에는 현재 15명이 초등 2단계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비봉1리 경로당에서도 초등학력 인정 졸업생들이 나올 전망이다.

의성군의 성인 문해 교육에는 매년 평균 경로당 24곳에서 303명이 참여하고 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모든 과정을 완수한 어르신들의 노력과 열정에 깊은 존경을 보낸다"면서 "앞으로도 100세 시대에 맞춰 성인 학습자들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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