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문나지 않은 벚꽃길 10곳…전국 숨은 벚꽃 명소

절기상 춘분(春分)을 하루 앞둔 19일 부산 수영구 배화학교 화단에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절기상 춘분(春分)을 하루 앞둔 19일 부산 수영구 배화학교 화단에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유명 관광지의 인파를 비켜, 낯선 길모퉁이에서 피어난 봄을 만나는 순간이 있다. 이름 없이 조용히 피어나는 벚꽃은 그곳에서 오히려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2025년 봄, 한국 전역의 덜 알려진 벚꽃 명소들이 차분히 꽃망울을 틔우며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삼청공원 깊숙한 곳, 숲속도서관 주변은 삼청동 특유의 고요함을 배경으로 벚꽃이 은은하게 피어나는 곳이다. 북촌 한옥마을을 벗어난 이 길은 관광객보다 동네 주민의 산책길로 더 익숙하다. 삼청동 카페 거리와 맞닿아 하루 코스로 둘러보기에 제격이다. 안국역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에게도 불편함이 없다.

인천 강화도 마니산 자락의 참성단 벚꽃길은 산과 바다, 그리고 신화적 분위기를 동시에 품고 있다. 해발 472m 마니산 초입에 위치한 이 벚꽃길은 참성단의 고즈넉한 기운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차량 접근이 수월하며 가벼운 트레킹 준비만으로도 벚꽃과 역사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벚꽃 명소다. 수령 높은 느티나무 아래 피어난 벚꽃은 물안개 낀 새벽 풍경과 어우러지며,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정취를 자아낸다. 인근 세미원 연꽃 정원까지 둘러보면 도심을 벗어난 하루 여행으로 손색이 없다.

절기상 춘분(春分)을 하루 앞둔 19일 부산 수영구 배화학교에서 직박구리가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 꿀을 따 먹고 있다. 연합뉴스
절기상 춘분(春分)을 하루 앞둔 19일 부산 수영구 배화학교에서 직박구리가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 꿀을 따 먹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원주 치악산 둘레길은 봄의 기운이 산길 따라 번지는 듯한 곳이다. 둘레길 초입 약 2km 구간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은 깊은 산세와 어우러져 더욱 운치 있다. 평이한 난이도의 트레킹 코스로, 벚꽃과 산책을 동시에 즐기려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충청북도 청주 무심천 벚꽃숲은 도심 속 예기치 못한 봄의 발견을 안겨준다. 1km 남짓 이어지는 벚꽃길은 야간 조명까지 더해져 밤 산책에도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관광객 발길은 드물고, 지역 주민들에게 오히려 더 친숙한 길이다. 인근 중앙공원과 함께 도보 여행 코스로 추천된다.

충청남도 공주 공산성의 동문 일대는 성곽을 따라 피어나는 벚꽃으로 또 다른 매력을 전한다.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동문 구간은 금강과 함께 펼쳐진 풍경 속에서 고요하게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진 속 풍경이 하나로 녹아든다.

전라북도 익산 웅포면의 벚꽃길은 금강 지류를 따라 시골 들녘 사이에 펼쳐진 조용한 길이다. 논밭 사이로 3km 이어지는 벚꽃길은 다른 지역과는 또 다른 한적함을 안겨준다. 자전거를 대여해 벚꽃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봄바람과 꽃잎이 동시에 따라온다.

전라남도 구례 산수유마을은 노란 산수유 꽃 사이로 분홍빛 벚꽃이 피어나는 독특한 풍경을 품고 있다. 지리산 자락 깊숙한 이 마을은 화려하지 않지만 자연스러운 봄빛으로 여행자를 반긴다. 산수유 축제가 지난 뒤에 찾는다면 더 조용하고 여유로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경상북도 안동 낙동강 벚꽃길은 강변을 따라 조용히 이어지는 벚꽃 산책로다. 안동댐 아래 약 2km에 걸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며, 강과 산이 어우러진 조화가 뛰어나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하회마을과는 달리 고요하게 걷기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산책 후 인근 찜닭 골목에서의 한 끼도 빼놓을 수 없다.

절기상 춘분(春分)을 하루 앞둔 19일 부산 수영구 배화학교 화단에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절기상 춘분(春分)을 하루 앞둔 19일 부산 수영구 배화학교 화단에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경상남도 밀양 삼문동 일대는 밀양강변을 따라 펼쳐지는 1.5km 벚꽃길로, 강물에 비친 꽃잎과 야간 조명이 함께 어우러져 잔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명 관광지는 아니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익숙한 봄나들이 장소다. 인근 밀양 아리랑 시장과의 연계 방문도 가능하다.

이들 열 곳은 모두 화려함보다 잔잔함에 가까운 장소다. 전국 곳곳에 숨겨진 이 벚꽃 명소들은 각기 다른 풍경과 고요함 속에서 자신만의 봄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명세는 없지만, 오히려 그 조용함이 더 깊은 기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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