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새로운 세계질서의 주연을 꿈꾸고 있다. 소련 붕괴 이후 중국에 밀려 소강국으로 남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계기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푸틴은 기회주의자"라며 "역동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세계질서의 재편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질서의 주연 야망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나선 것은 종전을 넘어 세계 강대국의 입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미국 CNN 방송은 2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야망은 종전보다 큰 것"이라면서 "그는 무엇보다도 새로운 세계질서를 보고 싶어하며 러시아가 그 안에서 주연을 맡길 원한다"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종전 회담을 하면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그는 실제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크라이나 종전 관련 통화에서 미국의 전면 휴전 구상은 거부하고 에너지·인프라 분야에 국한한 '30일 휴전' 추진만 수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고 실리를 챙겼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는 러시아가 중소국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지구촌의 소수 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회복했다는 신호탄이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
CNN은 푸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그들의 '장기적 목표'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히 해왔고, 러시아 당국자들도 우크라이나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데 주목했다. '근본 원인'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우크라이나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그리고 지난 30년간 이어진 나토의 동진에 기인한다.
◆전문가 "푸틴은 기회주의자"
러시아 안보문제 전문가 마크 갈레오티는 "푸틴은 기회주의자며, 그는 역동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다양한 기회를 창출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그런 다음 그는 어떤 기회가 마음에 드는지 선택하고, 자신의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노팅엄대 모니카 화이트 교수는 푸틴 대통령의 압도적인 열망은 러시아를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복귀시키는 것이라면서 유럽과 미국 사이에 균열을 만들고 서방의 다른 적대국들과 협력하는 것이 목표라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는 모든 중요한 협상 테이블에 앉고 싶어한다"며 유럽에서의 영토 정복이 아니더라도 중국이나 이란 등을 포함하는 더 강력한 세력권에서 주연급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샬펀드의 러시아 전문가 크리스틴 베르지나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 후 주요 8개국(G8)에 복귀하는 것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을 벌인 후 G8에서 제외됐다. 그는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이고 (천연) 자원이 가장 풍부한 나라인데, 어떻게 단순한 선수 중 하나일 수 있겠나"라며 러시아에는 세계를 이끄는 최고의 국가가 되겠다는 욕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안보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러시아에 있어서 이번 전쟁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아니라 서방과의 전쟁이라면서 러시아는 지금 당장 미국에서 얻어낼 것을 생각할 뿐 미국에 전적으로 기대지도 않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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