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스포츠 분야에 오래 있다가 왔는데, 대구시장애인체육회가 생각보다 훨씬 시스템적이 잘 갖춰져 있는 걸 느꼈어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보적인 측면만 보완한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지난해 10월 21일 취임한 홍준학 대구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이 5개월의 임기를 보낸 뒤 느낀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비장애인으로는 10년 만에 대구시장애인체육회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 홍 사무처장은 1990년 삼성 라이온즈에 공채로 입사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후 2016년부터 2023년까지 7년여간 삼성라이온즈 단장을 맡았다. 구단 첫 사원 출신 단장으로 신화를 쓴 주인공인 것. 그런 그가 장애인체육 분야에서 일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홍 사무처장은 지난해 취임 후 며칠 뒤 부산에서 열린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경기들을 관람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장애인 대표 경기인 보치아를 비롯해 좌식배구, 휠체어 배드민턴, 휠체어 농구 등 다양한 경기를 관람했는데, 머리를 한 대 맞는 느낌이었어요. 장애인 경기가 박진감이 넘치고 재미있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죠. 당시 제주 선수로 출전한 선수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일본 용병이더라고요. 실력도 탁월했어요. 이런 분위기를 일반인들이 잘 모르니까 안타까움이 크게 들었죠." 그는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크게 좋아졌음에도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고 했다.
홍 사무처장은 "장애인 체육이 일반 체육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특수 시설에다 여러가지 장비를 특수 제작해야 되기 때문"면서 "하지만 장애인 체육을 활성화하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데 있어 중요한 척도"라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노령 장애인도 급증하므로, 이제부터라도 장애인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최근 '재활 체육' 분야를 개척해볼 계획이다. 홍 사무처장은 "현재까지 재활 분야는 의학적으로 접근할 뿐, 체육 쪽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잘 찾기 힘들다.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재활도 체육으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단체나 연구기관과의 협업 등을 통해 재활 체육 활성화에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선수들의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장애인 선수들의 처우는 너무 열악해서 직업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기업 입장에선 장애인 선수들을 고용하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부담된다. 이런 탓에 고용을 꺼리고 벌금을 내는 기업도 있다. 그는 "이런 풍토 속에서 장애인 채용에 적극적인 기업들도 더러 있다. 그런 기업을 하나둘 늘리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고 말했다.
대구는 구·군 단위에서 장애인체육회가 없다. 전국에서 세종시와 함께 유일하다. 지역 사회의 관심과 응원을 끌어내 구·군 단위의 장애인체육회 설립에도 노력하겠다는 것이 홍 사무처장의 생각이다.
"비장애인이라 대외활동에 제약이 없는 점은 장점입니다. 5개월동안 수많은 외부인을 만나서 장애인 체육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을 이야기했죠. 앞으로도 더욱 발로 뛰겠습니다. 삼성라이온즈나 대구FC와의 협력 방안도 고민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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