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군과 경남 산청군 등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해 4명이 숨지고 건물 수십여 채가 불에 타는가 하면, 1천여 명이 사흘째 대피 중에 있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모두 부주의로 시작된 불티가 강한 바람과 건조한 대기와 맞물리면서 대형 산불로 번졌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산불에 취약한 환경이 형성되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초대형 산불 발생 위험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23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산불의 진화율은 59%로 집계됐다. 산불영향구역은 4천650㏊이며, 전체 화선 90㎞ 가운데 37.5㎞가 남은 상태다.
이 불로 건축물 74동이 완전히 불에 타는 등 94동이 화재 피해를 입었고, 비닐하우스와 농기계 등 농업시설 30개, 과수시설 등 경작지 90㏊, 돼지 700마리가 산불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전주 7곳과 전선 7건, 인입선 23건 등 저압 전력설비 52건이 산불 피해를 입어 전력을 차단 중이다.
산불 발생 지역 인근 주민 가운데 186가구 709명이 의성실내체육관과 각 면 마을회관, 경로당 등에 분산 배치됐다.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도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23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산청군 시천면 산불 진화율은 65% 수준이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헬기 31대, 인력 2천243명, 진화차량 217대를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다. 산불영향구역은 1천362㏊이며 총화선은 42㎞다. 이 중 15㎞를 진화 중이고, 27㎞는 진화가 완료됐다.
이 산불로 진화에 나섰던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인근 주민 461명이 동의보감촌 등으로 대피했다.
산림 당국은 24일 초속 2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되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9시를 기해 의성에 건조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건조주의보는 실효습도가 35% 이하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되면 발효된다.
이 같은 산불 위험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로 봄철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다, 강수 일수가 줄기 때문이다.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울산·경북·경남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산불 대응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명복을 빌면서, 산불 진화 인력의 안전 확보에도 각별한 주의를 주문했다.
최 대행은 "정부는 대형 산불이 발생한 울산, 경북, 경남을 대상으로 재난 사태를, 피해가 큰 경남 산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각각 선포했다"며 "재난 사태가 선포된 3개 시·도(울산·경남·경북)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26억원)를 긴급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한 총리 탄핵 기각에 "국민이 납득할지 모르겠다"
'국회의원 총사퇴·재선거' 제안한 이언주…與, 릴레이 지지
전한길 "李대표 사법리스크 때문에 대한민국 법치·공정 무너져"
홍준표 "탄핵 기각되면 대구시장 계속…역점적으로 사업 추진"
[속보] 헌재,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 '기각'…직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