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뜻대로 될까? 휴전 협정 다음달 20일 체결 목표

미국의 막연한 낙관적 전망 "푸틴, 평화 원한다"
사우디에서 종전 협상의 구체적 합의 불투명
여유만만 푸틴 대통령 "함 지켜 봅시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합성한 카드를 만들어 종전협상이 러시아 측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비판한 한 시위 참가자.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합성한 카드를 만들어 종전협상이 러시아 측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비판한 한 시위 참가자. 연합뉴스

미국이 전쟁 피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뒤로 한 채, 침략국인 러시아와 종전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뜻대로 될지가 주목된다. 미국은 이달 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종전협상 실무자 간 회의를 진행하고, 다음 달 20일까지 큰 틀에서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이 협상 체결에 조급한 반면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답답할 것이 없는 형국이다. 흑해로 향하는 통로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거의 장악한 데다, 빼앗긴 자국의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도 거의 다 수복했다. 미국이 어떤 카드를 내는 지를 지켜보자는 입장인 셈.

◆위트코프 중동특사 "실질적 진전"

트럼프 정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부분 휴전 실무협상과 관련해 "실질적 진전을 보게 될 것이고, 지난주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협상팀은 이날 우크라이나 대표를 만난 데 이어 24일 러시아 측과 만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30일간의 공격 중단 조치 이행 문제 ▷흑해에서의 선박 이동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위트코프 특사는 우크라이나에서의 30일간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 조치와 관련, "그것은 양국 간 선박에 대한 흑해에서의 휴전에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이것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전면적 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 달 20일까지 협정 체결 목표

미국은 휴전 협정 스케줄을 스스로 짰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기독교와 러시아정교회 부활절인 4월 20일까지 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대표들과 각각 별도로 회담할 예정이다. 회담에서는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30일간의 공습 중단 조치 이행과 감시에 대한 기술적 세부 사항이 논의된다.

또한 흑해에서의 선박 이동 문제 등 휴전 확대 문제도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에너지 인프라 분야의 부분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조만간 완전한 휴전에 이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안티 푸틴 단체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병사의 복장에 푸틴 대통령 얼굴을 합성해 조롱한 한 포스터. 연합뉴스
안티 푸틴 단체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병사의 복장에 푸틴 대통령 얼굴을 합성해 조롱한 한 포스터. 연합뉴스

◆여유만만 푸틴 대통령

푸틴 대통령은 여유만만이다. 러시아를 존중하면서도 협상 체결에 다급한 트럼프 정부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따지면서, 어느 선까지 양보할지를 고민해 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어떤 제안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오히려 러시아 속내를 앞서 대변하고 있다. 미국 측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그는 평화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막연히 낙관적 견해를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다.

사우디에서의 종전 실무 협상에도 러시아의 대표단에 고위급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관 출신이 이끄는 러시아의 대표단은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독일 마셜 펀드의 크리스틴 베르지나는 "러시아는 휴전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휴전과 관련해 섣불리 미국과 합의할 경우 전쟁 후 중국, 이란, 북한과 구축한 관계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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