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산불 대응 총력… 길안면 중심으로 주민 강제 대피·진화율 38%

경북 의성 산불 확산에 안동시 긴급 대응… 헬기 운영 차질, 정밀 진화 난항

경북 안동시 길안면에 있는 문화재 묵계서원을 산불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방연포를 설치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경북 안동시 길안면에 있는 문화재 묵계서원을 산불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방연포를 설치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안동시 길안면 일대로 번지면서 안동시가 주민 대피와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5일 오후 3시 기준 안동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진화율은 38%에 머물고 있으며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강제 대피가 진행 중이다.

안동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새벽까지 진화 인력 880명을 투입해 잔불 정리와 방화선 구축을 완료했다"며 "현재는 인력 1천79명, 소방차 70대, 진화차와 등짐펌프 등을 포함한 1천80대 장비를 투입해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길안면 만음1리, 백자리, 묵계리 등은 바람 방향에 따라 불길이 빠르게 접근하고 있어 주민 대피에 집중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약 350여 명이 거주 중이며, 이 중 136명은 아직 잔류하고 있어 경찰과 소방 인력이 강제 대피를 진행 중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소를 기르거나 농산물 저장고를 지키는 주민들은 애착이 커서 대피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설득과 함께 강제 집행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주민 대피는 길안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수용 인원이 포화되면 인근 용상초등학교로 2차 분산 대피가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강풍과 짙은 연기로 인해 산불 진화 헬기 3대가 대기 중임에도 길안면 상공에는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의성 옥산지역 등 불머리 차단을 위한 헬기 투입 지점을 조정 중이다.

산불로 인한 누적 피해 면적은 현재까지 약 415㏊로 추산되고 남은 화선은 약 8㎞(총 화선 13㎞)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동시는 토요일부터 주민 356명과 요양시설 입소자 등 총 1천24명을 안동시내 시설로 이송했고 이들은 안동체육관, 리첼호텔, 경북소방학교, 길주요양병원, 반다비체육관 등 10여 개 기관에 분산해 보호하고 있다.

고령자가 많은 만큼 안동시는 "더 좋은 숙소를 제공해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도록 설득과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식사와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행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재 피해 예방에도 비상이 걸렸다. 길안면 만휴정과 묵계서원 등 문화재 주변에는 방연포를 설치하고 물을 지속적으로 살포하고 있다. 특히 묵계서원은 마을과 거리가 있어 비교적 안전하지만, 바람의 방향에 따라 언제든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황학산 일대는 연기가 짙어 접근조차 어려우며, 두음산과 갈현마을 등지에는 산림 당국이 진입해 방화선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 공무원이 교대 근무에 들어가며, 진화 작업 시 안전 수칙을 반복 교육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은 매우 위급하며 바람이 잦아들기 전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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