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본격적인 휴전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지역에 대한 폭격을 감행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페이스에 말려드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는 전쟁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고 가면서 전쟁 당사국인 아닌 미국에 더 많은 것을 이끌어 내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은 다음 달 20일(부활절)까지 큰 틀에서 휴전 협상을 체결한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이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특히 본격 협상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나 유럽 등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운다면, 미-러 간 담판도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미-러, 마라톤 실무 회담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대표단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휴전 방안을 두고 '마라톤 회담'을 벌였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양국 회담이 12시간 넘게 진행된 끝에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한 회담은 오후 10시 30분쯤 이르러서야 종료됐다. 한 소식통은 "회담 결과에 대한 양국 공동성명은 내일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국 대표로는 마이클 앤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키스 켈로그,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러시아에선 그리고리 카라신 상원 국제문제위원장,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FSB) 국장고문 등이 나왔다.
미국은 또 25일 우크라이나와도 릴레이 휴전 협상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수스필네 방송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대표단이 앞선 미러 회담의 후속으로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하루 더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물 것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미-러 회담이 있기 전날 미국과 5시간가량 회담한 바 있다.

◆러, 휴전 논의 중 우크라이나 폭격
러시아가 미국 대표단과 휴전을 논의한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어린이병원을 폭격했다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수미의 주거지역에 러시아의 미사일이 떨어져 88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최소 17명은 어린이들이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러시아에 "평화에 관해 공허한 말을 늘어놓지 말라"며 "우리 도시들에 대한 폭격을 멈추고 민간인들 상대로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상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 우크라이나는 미국 측이 제공한 정보를 활용해 미제 하이마스 미사일로 러시아군 헬리콥터 4대를 파괴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회사 '우크라이나 철도'는 전날부터 이틀 연속으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앞으로 진행될 미국과의 본격 협상에서 점령한 영토를 전부 갖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러시아 영자신문 모스코타임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측이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러시아가 일부 점령한 루한스크주, 도네츠크주, 헤르손주, 자포리자주를 포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을 통해 시간을 끄는 것이 러시아에 유리하다는 것이 푸틴 대통령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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