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레일, 철도 요금 인상 본격화하나…내부에서는 17% 인상안 검토

누적 부채 21조원 달해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25일 대전 동구 소제동 코레일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임 1년 8개월 간 주요 성과와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2025.3.25. 홍준표 기자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25일 대전 동구 소제동 코레일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임 1년 8개월 간 주요 성과와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2025.3.25. 홍준표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철도 운임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인상률 목표치를 17%로 잡았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25일 대전 동구 소제동 본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14년 동안 철도 운임이 동결됐다"면서 "다른 교통수단은 물가 상승률과 유사한 정도로 요금 인상이 있었다. 철도는 전기요금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 여러 가지 원가 상승 요인이 있었음에도 운임이 오르지 않아서 이 부분에 대해서 정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이 철도 운임 인상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영업적자가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하는 데 있다. 코레일은 지난해 말 기준 약 21조원의 누적부채가 있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만 4천130억원, 하루 11억원에 달한다. 이를 해결하려면 자구 노력도 해야겠지만, 철도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사장은 "지난해 KTX-청룡 운행 등으로 고속철도 이용객 8천만명 시대를 열고 신규 노선 개통으로 여객 매출액이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영업손익은 -1천114억원, 부채비율은 265%에 이른다"며 "영업적자는 2023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으나, 최근 4년간 50% 이상 상승한 전기요금 부담과 부채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의 영향으로 재무건전성에 한계가 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레일은 지난해 전기료만 5천796억원을 냈다. 2021년 당시 3천687억원에서 57.2%(2천109억원)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코레일은 최근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9.4㎿급 열병합발전소를 경기도 고양에 있는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고양차량기지) 부지에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코레일은 5조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노후 KTX 차량 전면교체 비용 확보' 과제까지 안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고속열차 가운데 KTX-1이 절반 이상인 54%를 차지한다. KTX-1은 가장 이른 2003~2004년에 도입돼 2033~2034년에 차량 교체시기가 도래한다. 통상 차량 제작기간이 5년 임을 고려하면 그전에는 차세대 고속철도 차량 발주를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코레일은 KTX 요금이 2011년 12월 이후 14년째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철도인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운임 역시 같은 기간 변함이 없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27%, 고속버스 요금은 21%, 항공은 23% 올랐다.

코레일은 내부적으로 고속철도 기준으로 17%, ITX-새마을 등 일반철도 10%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KTX 요금은 서울~동대구 일반실 기준으로 4만3천500원(서대구 무정차 시)이다. 코레일이 목표하는 대로 운임이 오르면 같은 구간 KTX 요금은 5만895원으로 7천395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정부와 협의 과정에서 인상률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철도운임을 올리려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한 후 운임 상한을 지정·고시하면 코레일이 그 안의 범위에서 운임을 국토부에 신고해야 한다.

한문희 사장은 "14년 동안 조금씩, 조금씩 올려왔으면 국민의 충격도 덜할 텐데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일시에 올려야 하는 인상률이 커지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 운임 인상은 국민경제나 소비자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와 함께 진행해야 하는 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KTX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철도 안전과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공공성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25일 대전 동구 소제동 코레일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임 1년 8개월 간 주요 성과와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2025.3.25. 코레일 제공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25일 대전 동구 소제동 코레일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임 1년 8개월 간 주요 성과와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2025.3.25. 코레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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