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회마을 10㎞ 앞까지…화염에 위협 받는 문화재들

길안면 묵계서원·만휴정 화마 한복판에 놓여있어
산불 풍천면 확산, 10km앞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헬기 동원 하회마을 전체에 물 살포, 주민 대피령

산불의 위협을 받고 있는 만휴정 등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소방인력들이 방염포로 외벽을 차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산불의 위협을 받고 있는 만휴정 등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소방인력들이 방염포로 외벽을 차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의성 산불이 안동시 길안면을 비롯해 일직면, 풍천면 등 동서쪽으로 옮겨 붙으면서 이들 지역에 산재한 문화재들도 위협받고 있다.

25일 오후 강풍이 불면서 길안면 백자리에서 불덩어리가 길안천을 뛰어넘어 청송 경계지역 산림까지 번진 상태에서 만휴정과 묵계서원 등 문화재들이 화염속 한 복판에 놓여 있다.

이날 오전 만휴정과 묵계서원에는 일찌감치 소방인력들이 투입돼 방염포를 설치하고 예비 살수를 하는 등 문화재 사수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25일 오후 4시쯤 거침없이 밀려드는 화염을 감당하지 못해 소방인력들이 모두 철수했다.

묵계서원과 보백당 종택에는 진화용 펌프차 2대와 소방물탱크 1대 등 차량 3대와 소방대원 6명이 배치돼 만전을 대비했다. 건물 주변으로 마른 땅이 없도록 물을 뿌렸고 갈피나 낙엽 등도 제거했다.

만휴정에는 입산을 통제하고 입구 주차장에 소방차량을 대기시켰다. 영천과 안동 지역 비번인 소방 근무자 7명이 이곳을 지키며 방어선을 구축했다.

묵계서원과 만휴정, 보백당 종택은 보백당 김계행(1431~1517) 선생과 관련된 문화재로 건립연도가 300년이 넘는 고택들이다.

특히 만휴정은 계곡 절벽에 자리하고 있고 외나무다리로 정자를 가야하는 특징이 있어 많은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의 배경이 됐다. 이병헌, 김태리가 주연한 드라마 미스터션샤인도 이곳에서 촬영해 지금은 이름난 관광지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특히, 이날 오후 3시 301분쯤 의성 산불이 안동 풍천면으로 확산중이라는 주민 대피령 문자가 발송되면서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마저 위협받고 있다.

산림 당국은 산불 확산지역과 하회마을 까지는 직선거리 8~10여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부분 초가 및 목조 건축물들이 즐비해 화염이 옮겨 붙을 경우 삽시간에 수백년 문화유산이 잿더미로 변할 위기다.

25일 오후 5시쯤 하회마을 주민들에게도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소방 헬기 1대가 마을 전체 주택을 대상으로 물을 살포하고 있으며, 소방차·소화전 등 마을내 시설을 동원해 가옥에 물을 선제적으로 물을 뿌리는 등 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하회마을과 1km 거리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병산서원도 소방차 1대가 물을 뿌리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지역 전체가 초 비상이다.

산불의 위협을 받고 있는 만휴정 등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소방인력들이 방염포로 외벽을 차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산불의 위협을 받고 있는 만휴정 등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소방인력들이 방염포로 외벽을 차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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