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성 '천년고찰' 고운사 전소…강풍타고 번지는 산불에 속수무책

25일 강풍경보 발령되며 산불 피해 확산…단촌면 전 주민 대피령
서의성~영덕 IC, 의성 IC∼서안동 IC 운행 통제

경북 의성군 산불 발생 나흘째인 25일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강풍에 날아온 산불 불씨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있다. 연합뉴스
경북 의성군 산불 발생 나흘째인 25일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강풍에 날아온 산불 불씨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있다. 연합뉴스
경북 의성 고운사가 산불 피해 방지를 위해 내부 문화재 등을 안전지대로 이송하고 있다. 김영진기자.
경북 의성 고운사가 산불 피해 방지를 위해 내부 문화재 등을 안전지대로 이송하고 있다. 김영진기자.

거센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의성 산불에 천년고찰이 불에 타는 등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커지고 있다.

25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0분쯤 의성군 단촌면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가 산불에 전소됐다.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1년(서기 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최치원이 가운루와 우화루를 건립했다.

고운사에는 보물 제246호 석조여래좌상과 2020년 아름다운 단청으로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과 계곡 위에 세운 대형 누각으로 역시 보물로 인정받은 가운루가 있다.

이날 고운사가 있는 단촌면에는 오후 3시 20분부터 대피 명령이 발령됐다. 승려 5, 6명은 사찰에 남아있다가 전각에 불이 붙자 진화대와 함께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공중진화대가 오후 4시 50분쯤 전소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각은 모두 불에 소실됐지만 보물인 석조여래좌상은 다행히 방염포로 감싼 뒤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불상은 당초 조문국박물관으로 옮기려다가 산불로 차량 이동이 통제되자 고운청소년재단에서 관리하는 안동 청소년문화센터로 이동했다.

산불이 단촌면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전 주민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이 발령됐다. 의성군은 단촌면 전 주민들에게 단촌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긴급 대피 명령을 발령했다.

또한 단촌면 지역으로 이동하는 국도와 고속도로를 모두 통제하고 단밀면 방향으로 우회하도록 했다.

이날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되면서 오후 4시쯤 안사면소재지까지 불길이 번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농협 창고가 불에 타고 안사면사무소 건물이 불에 그을렸다.

산불 확산에 따라 인근 지역 고속도로 차량 통행과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한국도로공사는 25일 오후 5시를 기해 서산영덕고속도로 서의성 나들목(IC)∼영덕 IC 구간(94.6㎞) 양방향, 중앙고속도로 의성 IC∼서안동 IC 구간(37.7㎞) 양방향을 통제했다.

또 코레일은 중앙선 영주∼경주 구간 약 139㎞에서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 20분 안동시와 의성군, 청송군, 영덕군 등에 강풍 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오후 의성군에는 순간 풍속이 최대 초속 20m까지 치솟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산불 피해가 커졌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25일 경북 의성군 고운사에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25일 경북 의성군 고운사에서 '연수전'(보물) 산불 대비 방염포 작업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