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 홀로 인용' 정계선 집 주소 확산…유튜버들 몰려가 시위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에 관한 권한쟁의 심판 1차 변론기일에 정계선 헌법재판관이 입장해 자리에 앉아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에 관한 권한쟁의 심판 1차 변론기일에 정계선 헌법재판관이 입장해 자리에 앉아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에서 유일하게 인용 결정을 냈던 정계선 헌법재판관의 주소가 온라인상에 공개되면서 일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와 유튜버들이 몰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 소재의 정 재판관의 자택 앞에서 유튜버 10여 명과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명이 몰려들어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1인 시위를 주장하며 거리를 두고 "탄핵 무효" "정계선 사퇴해라" 등 구호를 외쳤다. 1인 집회는 경찰 신고 없이도 진행할 수 있다.

당시 한 남성은 경찰들이 경비를 선 건물 앞에서 "정 판사님, 아주 존경스럽다. 뭔가 해야 되나 싶으면 선배들 보고 따라 해"라며 "다 기각하잖아. 왜 인용을 해 가지고!"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또 한 보수 유튜버는 라이브 방송을 켜고 정 재판관 집 앞에 찾아가 붉은색 경광봉과 태극기를 흔들며 "인용수괴 정계선"이라고 외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주택가라 소리를 지르면 민원이 많이 들어올 수 있다"고 주의를 줬지만 소용없었다.

이날 오전 10시 헌법재판소는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관 8명 중 인용 입장을 낸 건 정 재판관이 유일했다. 인용 판단을 한 정 재판관은 한 총리가 '내란 특검' 후보자 추천을 미룬 것이 재판관 임명 거부와 함께 파면할 만큼의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봤다.

이후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온라인에선 정 재판관의 주소가 공개됐다. 또 정 재판관에 대한 인신공격 글과 살해 협박 글 등 음모론도 잇따라 올라왔다.

텔레그램 채널 등에서는 정 재판관의 이름을 이용한 합성어를 부르며 조롱하거나, 정 재판관이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는 사실과 엮어 '간첩' '빨갱이'라고 칭하는 글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들은 26일에도 또 집회를 연다고 예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대비를 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보행 도로가 좁고 분리대 사이 간격도 넓어 사람이 몰리면 폴리스라인 등으로 통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한 달이 지난 이날까지 윤 대통령 사건 선고 기일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헌재는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일을 주말 제외한 이틀 전 공지한 만큼, 오늘인 26일까지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으면 사실상 이번 주중 선고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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