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장난 가득한 대사의 향연…하정우가 10년만에 내놓는 '로비'

감독 겸 접대 골프 시작한 스타트업 대표 역 맡아

영화
영화 '로비'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배우 하정우가 10년만에 내놓는 연출작 '로비'가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그가 감독 겸 주연을 겸한 이 영화는 골프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블랙코미디 장르다.

하정우는 국책 사업을 따내려 접대 골프를 시작한 스타트업 대표 창욱을 맡았다.

영화계에 따르면 연구밖에 모르고 살던 창욱은 이른바 '로비력'이 달려 기술력이 떨어지는 옛 친구 광우(박병은 분)의 회사에 밀릴 위기에 직면하자 국토교통부 실세 최 실장(김의성)에게 접근한다. 평생 골프라곤 쳐본 적 없는 창욱이지만, 부랴부랴 골프와 아부를 익혀 라운딩 일정을 잡는다. 최 실장이 열렬히 사모하는 여성 프로골퍼 진 프로(강해림)와 로비에 일가견 있는 박 기자(이동휘)도 섭외해 동행하게 한다.

골프장 반대편에선 광우가 국토부 일인자이자 최 실장의 아내 조 장관(강말금)에게 공을 들이는 중이다. 그가 젊고 잘생긴 인기 배우 마태수(최시원)까지 동원해 조 장관의 비위를 맞추는 동안 골프장 대표(박해수)는 아내 다미(차주영)를 앞세워 그린벨트 해제 여부를 엿듣는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리얼리티가 살아 있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다 자괴감을 느껴본 관객이라면 영화를 보는 내내 잊고 있던 흑역사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소재와 스토리는 가볍지 않지만, 말장난 가득한 대사의 향연 덕분에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지는 않는다. 하정우를 중심으로 한 배우진이 '말맛'을 잔뜩 살려 뛰어난 앙상블을 이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야기 전개나 코미디에 그다지 득이 되지 않는 캐릭터가 눈에 띄는 반면 개성이 강한 캐릭터는 부족하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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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비'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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