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22일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번지면서 영덕에서만 모두 8명의 사명자가 발생해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25일 확인된 사망자 전원은 고령이어서 빠른 대피가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장소 역시 도로, 주택 마당 등이어서 화마에 미처 대처하지 못했을 당시 상황을 짐작케 했다.
26일 영덕군에 따르면 사망자 8명 중 3명은 영덕군 매정리의 한 요양원에서 대피하던 긴박한 순간에 숨졌다.
전날 오후 9시쯤 이곳에 입소해 있던 어르신 4명은 군청의 대피 명령에 따라 직원 1명과 함께 차량에 올랐다. 하지만 빠르게 번져온 불길은 차량을 덮쳤고, 직원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1명을 부축해 먼저 차량 밖으로 피신했다. 다시 또 다른 3명의 어르신을 모시려는 찰나, '펑'하는 폭발소리와 함께 차량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또 다른 4명의 사망자는 거주지 주변에서 발견됐다. 산 중에 사는 데다 고령이다보니 산불을 피해 자력 대피하는 게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영덕군 관계자는 "산불이 아무리 빨리 번졌다 해도 어르신들이 화를 당한 것은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 거동이 불편한 80~90세 어르신들의 상황에 보다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후회된다"며 "지금도 외딴 산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파악해 최대한 대피를 돕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산불로 영덕군 면적 27%에 달하는 2만㏊가 불에 탔다. 25일 오후 9시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영덕군 전 지역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영덕정수장의 전기와 통신이 끊겼다. 7번 국도에서 화물차 1대와 버스 1대, 승용차 2대가 불에 탔고 지품정수장이 전소됐다. 영덕군은 대피소 20곳을 마련해 주민 4천345명을 대피시켰다. 포항 등 외부 지역으로 대피한 주민까지 합치면 7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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