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각급 법원·등기소들이 지난 25일 산불이 청사 인근까지 확산되자 재판 중인 서류, 등기부등본 등 중요 서류 소실을 막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일부 등기소에서는 불씨가 청사 마당까지 옮겨 붙자 중요서류를 직원 개인 차로 실어 나르는 등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구지법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7시쯤 청송군 지역을 집어삼킨 산불은 청송등기소 앞마당까지 번졌다. 소방관 출동이 불가능해 대기 중이던 등기소 직원들이 진화에 나섰다. 청송등기소 직원들은 만일에 대비해 등기신청서, 장부 등 중요 서류를 개인차량에 옮겨두고 대피를 준비했다. 당시 청송 읍내에는 정전이 발생했으며 등기소 직원들이 잔불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구지법 영덕지원에도 이날 오후 9시30분쯤 청사로 인근 산불 연기가 청사내로 들어오자 직원들이 소화전을 이용해 청사외벽, 옥상, 청사 뒤편 야산 등에 물을 뿌리며 방어막을 쳤다. 불이 심해지면서 오후 9시50분쯤 영덕군에서 대피명령이 떨어지자 청사 전력을 차단하고 화재 방비 조치를 했다. 또 사무과장, 공무직 직원만 남고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대피했다. 26일 오전 1시께 영덕지원 청사 뒤편 야산까지 산불이 확산되자 소방차를 동원해 청사로 불이 옮겨오지 않도록 물을 뿌렸다. 이날 오후 8시15분쯤 다행이 주불을 진화됐고 잔불만 남아 위험을 피했다.
이날 대구지법 강동명 법원장을 비롯해 수석부장판사, 사무국장, 총무과장 등 주요간부들을 모두 비상 대기를 하고 각 지원장들도 밤늦게까지 법원에 남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강 법원장은 26일 오후 사무국장을 영덕지원과 청송등기소로 직접 보내 현장상황을 챙겼다.
대구지법은 이번 산불로 인해 구속수감중인 피고인들이 이감되는 바람에 형사재판에 출정이 어렵다는 법무부의 협조요청에 따라 일부 형사재판기일을 연기하기로 했다.
대구지법 관계자는 "청송등기소의 경우 산불이 청사 앞마당까지 번지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직원들이 적극 대처해 법원 내 중요서류들을 모두 지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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