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안쪽이 어떡해" 산불 확산에 '옥바라지' 카페 난리

25일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공개한 화재 진압 모습. 센서스튜디오 유튜브 캡처
25일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공개한 화재 진압 모습. 센서스튜디오 유튜브 캡처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청송군과 안동시로 확산하자, 이 지역 소재 교정시설 수용자들이 대피 절차를 밟았다. 이에 수용자의 가족들 안전하게 대피시켜달라고 입을 모았다.

26일 법무부 교정본부는 교정시설 주변 산불 상황이 호전돼 경북북부제2교도소 수용자 등 약 500명만 이송 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법무부는 경북북부제1~3교도소(옛 청송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 안동교도소의 재소자들 이송 절차에 착수했다. 당초 대피 검토 대상은 경북북부교도소 2천700여명, 안동교도소 800여명 등 총 3천500명이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상에는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소화기를 들고 진화 작업에 나선 영상이 공개됐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교정직 갤러리에 '교도소 불탄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에는 소화기와 손전등을 든 남성이 붉은 화염으로 뒤덮인 곳을 향해 화재를 진압하러 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수용자의 가족들이 주로 활동하는 이른바 '옥바라지' 카페에는 공무원들을 비판하는 글이 일부 올라왔다. 공무원들이 소화기 하나만 들고 화재 진압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 가족, 연인 등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한 회원은 "저 큰불을 저 작은 소화기로 끈다는 거냐. 자기들(공무원들)은 도망이라도 간다지만 안쪽이(수감된 연인을 이르는 수용자 가족 카페의 은어)들은 어쩌라는 거냐. 이젠 화가 난다"고 했다.

또 다른 회원들도 "도망도 못 가는 우리 안쪽이 식구들은 숨구멍을 놓게 생겼는데 119 직원들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회원들은 교도소와 소방서 등에 민원을 넣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무부는 "인적·물적 피해는 현재까지 없다"며 "향후 상황도 예의 주시하며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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