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이하 경산산단) 이사장에 취임한 권재득 ㈜벽진산업 대표는 "나에게 경산산단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라며 "그 보살핌에 보은하는 차원에서 이사장직에 지원하게 됐다"고 27일 말했다. 그는 끈끈한 산학연의 유대감이 경산산단의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 경산산단을 부모에 빗댄 이유는.
▶이곳에 입주한 지 15년이 지났다. 입주 전 우리 회사는 연 매출 3억원 정도의 그야말로 영세 기업 수준이었다. 경산에 온 뒤 사업이 번창해 지난해 450억원, 올해 500억원 목표로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공장도 임대로 들어왔다가 지금은 6천평 규모의 자가 공장을 확보해 놓고도 확장을 검토 중이다. 이곳에서 공장을 키웠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관포지교(管鮑之交), 포숙의 고백처럼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요, 나를 알아주고 키워준 곳은 바로 경산산단'이다.
- '보은'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우선은 입주 기업에 귀를 열어 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입주민들의 애로 사항이 무엇인지 알아야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줄 것 아닌가. 한동안 입을 작게 하고 귀를 키우면서 공단의 애로사항 청취에 만전을 기하겠다. 그러기 위해선 입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사장실을 왕래하고 교류할 수 있어야 한다. 공단 사무실의 문턱을 대폭 낮추고 겸허한 자세로 입주민들과 소통해 나가겠다. 입주민들도 공단이 아니라 민원청 정도로 생각하고 언제든지 찾아와 의견을 개진했으면 좋겠다.
-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 경제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인데.
▶기업의 본질은 방향성과 속도성이다.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남들보다 속도를 낼 수만 있다면 실패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방향을 잘못 잡으면 속도성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방향성이 우선시된다. 공단도 그렇지만 경산산단의 각 기업도 방향성을 잘 잡기 위해 여러 가지 지원책을 마련하고 추진해 보려고 구상 중이다.

- 지방 공단 이사장으로서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 아닌가
▶맞는 말이다. 미국 트럼프의 관세정책, 중국의 저가 공세, 국내 정치 혼란 등 제 분야를 넘어서는 일이 한두 개가 아니다. 다만 모든 리스크에 있어서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시류를 전망해 대비하는 일에는 게으름이 있을 수 없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냉철한 분석과 선제적 준비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 구체적 준비 과정은.
▶경산산단의 입장에서 보면 우선 지금보다 긴밀한 산학교류가 시급하다. 일본 교토의 경우 제조업 공장과 대학들이 연계해 훌륭한 산학 메커니즘을 조성해 놨다. 그 결과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겪으면서도 제조업 강국의 면모만은 유지 중이다. 또 미국 뉴욕도 하버드와 MIT 공대생들이 기업의 도움을 받아 창업하고 유니콘(매출 1조 이상 스타트업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영남권 내 최다 대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산의 기업들도 신선한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과 연계해 새로운 먹거리 도전에 망설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대학도 고가의 R&D 장비를 기업에 개방해 산업 기술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 경산산단만 놓고 볼 때 시급한 문제점은.
▶단지가 30년 이상 노후되다보니 물리적 환경이 열악한 상태다. 깨끗한 환경조성을 위해 시비와 도비를 최대한 확보해 이른 시일 안에 1·2단지의 깨끗한 환경조성에 만전을 기하겠다. 또 산단 내 유일한 동서 간 도로의 교통량 증설을 확보하는데도 열을 내겠다. 현재 좌회전 금지 구역이 많은데 이런 규제를 개혁하고 출퇴근 차량의 분산도 유도하는 안을 시급히 내놓겠다.
- '15년 동안 해 온 전임 이사장의 그늘이 크다'는 말이 있다.
▶그동안 공단을 헌신적으로 이끌어 오신 윤진필 전 이사장님께 이미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을 전한 바 있다. 그분이 다져오신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기업이 성장하고 투자 환경이 개선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또 기추진하던 공단의 현안 사업들이 원만히 운영되기 위해 여러분들과 숙의해 나가겠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경제도 좋지 않은데 산불 화마까지 덮쳐 걱정이다. 고향이 영덕이라서 오늘 아침에도 영덕군과 전화로, 도움이 될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말해 달라고 개인적으로 부탁해 놨다. 제 개인사지만 경북대에 입학하고도 학비가 없어 다니지 못한 바 있다. 지금은 나름대로 건실한 사업을 하고 유지하고 있다. 아픔과 실패가 있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말아 달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힘든 이웃을 위해 오늘도 기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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