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군봉까지 오르는 건 막아야 합니다."
27일 오후 3시쯤 청송군 청송읍 청송황금사과연구단지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의 긴급 무전이 울린다. 주왕산 산불이 바람을 타고 장군봉 인근까지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장군봉을 넘어서면 천년고찰 대전사가 코앞이며 대전사 옆 수십 개의 상가들이 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왕산은 악산이라 방어진을 구축할 때는 국립공원과 산불진화대, 청송군, 소방대원 등이 합심해서 대비했지만 막상 불이 나고서는 진화 헬기밖에 손쓸 수 없는 상황이다.
주왕산 상황을 잘 아는 한 소방진화대원은 "헬기가 물을 뿌리고 나면 다시 불길이 오르는 것이 고목과 낙엽 등이 두껍게 쌓여 있어서 그렇다"며 "자연 그대로를 보존한 곳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연기가 오르는 것을 보고 대전사 역시 분주했다. 청송군 등은 장군봉을 넘어서기 전 곳곳에 잔목을 자르며 방어선을 구축하고 불길 지연에 인력을 더 투입했다.
소방인력들도 대전사에 더 두꺼운 방어선을 세웠다. 대전사 인근에는 대용량 저수조(2만2천ℓ를 설치했고 대전사 후방에는 산불 지연제 120ℓ를 살수했다.
주왕산 산불은 지난 25일 오후 6시 20분쯤 처음 발생했다. 이날 인근 부곡리에 불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은 지 채 20분도 되지 않아 주왕산으로 옮겨붙은 것이다. 이 불은 청송읍 월외리와 거대리, 교리 등 주왕산 5~7부 능선 여러 곳에 옮기면서 진화를 더욱 어렵게 했다. 이틀 동안 1천ha의 산림자원과 탐방지원센터, 간이화장실 등 건물 3채를 태웠다.
청송군 관계자는 "국립공원이다 보니 죽은 나무나 낙엽 등을 그대로 남겨뒀기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이 크다"며 "가파른 산은 헬기가 끄고 낮은 능선으로 내려오면 대기했다가 산불진화대가 끄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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