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성 이어 달성까지…영남권 잇단 산불에 주민 '잠 못 드는 밤'

달성군 함박산 화재 산림 8ha 소손
인명 피해 없지만 잇따른 화재에 주민 불안 커져

지난 26일 산불이 발생한 대구 달성군 화원읍 함박산. 27일 오전 잔불에서 피어오른 것으로 추정되는 흰 연기가 떠있다. 김유진 기자
지난 26일 산불이 발생한 대구 달성군 화원읍 함박산. 27일 오전 잔불에서 피어오른 것으로 추정되는 흰 연기가 떠있다. 김유진 기자

경북 북부지역 산불이 엿새째 진화되지 못한 가운데, 대구 달성군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은 즉각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밤샘 진화작업을 펼쳤고, 인근 주민 5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북의 초대형 산불이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주민들은 추가 산불 가능성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29분쯤 달성군 동편 함박산 8부 능선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 당국은 화재 발생 1시간 만에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 당국과 달성군 등 553명의 인력을 투입해 밤샘 진화작업에 돌입했다.

달성군은 같은 날 오후 8시 51분쯤 "인근 주민과 등산객은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라"는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긴급 문자 발송 이전부터 달성군은 화원읍사무소 직원 및 이장들과 함께 화재 장소 인근인 명곡1리 주민 50여 명을 대피시켰다. 이 중 26명은 명곡초등학교로 임시 대피했고, 나머지 주민들은 개인 차량을 이용해 친척집 등으로 피신했다.

당시 화재 현장은 초속 3.9m의 비교적 약한 바람이 불었지만, 바람의 세기가 자주 변하면서 불길이 민가가 밀집한 곳으로 확산할 위험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로 산림 약 8㏊가 소실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영남권에서 연이어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화재 당시 외손녀 집으로 피신한 명곡1리 주민 박기옥(76) 씨는 "전날 저녁 8시쯤 외손녀와 막내딸이 급히 와서 옷가지 정도만 챙겨 떠났다"며 "매캐한 연기 냄새에 의성 산불이 생각나 겁이 났다"고 말했다.

교황리 주민 김하영(30) 씨는 "함박산과 집 사이가 멀어 직접 대피는 하지 않았지만, 의성처럼 불이 급속도로 커질까 싶어 밤새 불안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 잇따른 산불 발생에 대구시는 산불 예방과 대응에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앞서 시는 산불위기경보 '심각' 단계 해제 시까지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현재 산불전문예방진화대 130명, 산림재난기동대 12명 등의 진화 인력을 확보한 상태다. 또한 산불 취약지역에 무인감시카메라 102대와 산불감시원 289명, 산불감시초소 206곳을 운영하며 주요 산림 지역을 철저히 감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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