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화에 중국 정부가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가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최고 경제계획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중국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칩을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엔비디아의 H20 칩은 해당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20은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를 피할 수 있어 엔비디아의 실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저비용·고성능 AI 모델을 구현한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가 H20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중국의 거대 IT기업들은 이런 제한이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이용해 기존 데이터센터의 구형 칩을 H20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우회해서 H20 칩을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미국 반도체 도입을 제한하는 규제 준수를 권고할 뿐 엄격하게 시행하지 않지만, 새로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H20 제품도 중국 내에서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 제품 대신 화웨이를 비롯한 자국 기업 제품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비디아 측은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당국의 규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H20 칩 사양을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날 주가는 5.74% 급락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상반기 물량 증대 전망에도 27일 3%대 하락 폭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압박으로 중국이 반도체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반도체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기업도 대응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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