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 비상계엄 123일 만에 尹대통령 탄핵심판이 선고된다. 그동안 갑작스러운 계엄과 국회 탄핵으로 언론과 정치권의 난리에도 대다수 국민들은 담담하다. 탄핵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니 말이다. 노무현 정권 이후 국회 탄핵만 3차례, 탄핵을 의도했지만 힘이 부처 불발된 시도까지 합하면 정권마다 탄핵이었다.
1987년 개헌은 시간에 쫓긴 3김+α가 각각 한 번씩 대통령을 할 수 있는 5년 단임제로 서둘러 합의하면서, 대통령제의 취약점인 여소야대(분점정부)에서 대통령과 의회가 충돌할 경우 탄핵 외에 해법이 없는 제도적 약점을 안고 있다. 그리고 5년씩 차례로 나눌 것 같았던 첫 대통령도 3김이 아닌 +α로 간주했던 노태우였다.
이때부터 다급해진 3김은 먼저 대통령을 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했고, 2번째 승자는 김영삼이었다. 이쯤 되자 현 민주당계는 다급해졌다. 여당 5년이면 정권 재창출이 충분한 것으로 판명났으니 앉아 당할 수 만은 없었다. 이때부터 자신의 차례로 만들기 위해 정권 흔들기가 본격화된다. 일례로 IMF 1년 전인 1996년, 노동법 개혁에 발목을 잡고서 다음 해 정권을 잡았다. 그래도 김대중 정부까지 탄핵은 없었다.
문제는 노무현 정부부터다. 노무현에 연이어 정권을 빼앗긴 보수는 급기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인정하지 못하고 탄핵이란 판도라 상자 뚜껑을 열었다. 이후 3차례 국회 탄핵소추의 공통점은 여소야대다. 그런데 여소야대는 다수당이 여당인 내각제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다. 내각제는 내각이 신임을 잃으면 혁신안을 내놓고 의회 해산 후 투표로 심판받아 여소야대를 해소하는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작동된다.
그러나 대통령제는 여소야대가 가능하고 이를 해소하는 시스템이 제도화되어 있지 않아 탄핵으로 충돌하기도 한다. 물론 합당과 야당 및 무소속 영입 등으로 여대야소(단점정부)로 만들기도 했으나 이러한 인위적 시도는 총선에서 심판받았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여소야대를 타협과 협상으로 극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런 경험이 적다 보니 3분의 2 전후의 극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통령과 의회권력의 충돌로 이어졌다. 권력 속성은 일단 최대한 행사가 우선이요, 타협은 차선이다. 거기에 윤석열 이재명의 주변과 개인적 사법적 리스크까지 맞물렸다. 이에 민주당에 의해 탄핵까지 언급된 대통령과 의회 다수를 점한 민주당의 극한 대립을 대통령은 계엄으로 해결하려 했고, 이에 의회가 탄핵소추로 대응해 이전의 단순 탄핵과도 다르다.
혹자는 개헌과 관련해서 대통령 권한 분산을 위해 이원집정부제(분권형 대통령제)를 거론한다. 그러나 이번 계엄과 탄핵으로 대통령 권력과 의회 권력의 양립 가능성에 대한 회의만 커졌다. 그래서 또 다른 대통령 권한을 견제하는 방안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것은 선거를 통한 국민의 견제다.
미국이 그러하다. 대통령 4년 중임제여서 재선 중간평가가 있다. 또한 의회의 경우 임기 6년의 상원은 2년마다 나누어 뽑고, 하원 임기는 2년이다. 그로 인해 대통령 임기 중에 상원 3분의 1과 하원선거로 2년 마다 대통령의 중간평가가 이뤄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통령 5년 단임으로 중간평가도 없고, 국회의원 임기도 4년이라 대통령마다 총선 시기도 다르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개헌에 대한 공감대가 크다. 윤 대통령도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 후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대통령 선거를 약속했다. 만약 4년 중임 대통령제로 개헌하면 내년에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하고, 2년 후 총선으로, 또 2년 후에는 재선으로 대통령을 직접 중간평가, 재선 2년 후 총선으로 또 평가해서 8년 임기 동안 3차례의 국민의 견제가 가능해져 미국과 유사해진다.
올해는 계엄과 탄핵을 거치면서 87년 개헌에서 미완으로 남은, 선거에 의한 국민의 대통령 권력 견제를 위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에 가장 적기다. 탄핵이 될 경우 새 대통령 임기 문제도 당선자에 연임을 허용하거나 아예 5년 임기를 보장하면 된다.
그러나 계엄과 탄핵을 막으려면 제도도 중요하지만 자제와 타협 없는 정치적 양극화와 갈등의 정치(비토크라시)만 계속한다면 개헌을 해도 계엄과 탄핵을 막을 수는 없다. 종국에는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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