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이드 인 USA' 승부수 띄운 현대차…지역 車부품업계 타격 현실화

조지아주에 공장 준공…북미 시장 공략 승부수
지역업계 美 100% 원부자재 조달→체제 조성이 관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여파로 국내 완성차 업계에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 그룹이 생산 공장을 확장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생산 공장 미국 이전 등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역 자동차 부품 업계는 오히려 생산 물량 감소 우려 등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HMGMA) 준공식을 했다.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이곳에서는 지난해 10월 전기차 아이오닉5 시범 생산을 시작으로 이달부터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을 양산한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기아와 제네시스 차량으로 생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HMGMA 생산량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려 현대차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36만대), 기아의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공장(34만대)과 함께 미국에서 연간 총 12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현대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 시장 내 점유율 4위인 현대차그룹이 GM과 도요타, 포드와의 경쟁도 기대된다. 미국 기업인 GM과 포드를 빼놓더라도 미국 내 판매 1위 도요타와 지난해 판매 대수가 62만대가량 차이가 나는데, 그간 연간 70만대를 생산해 온 현대차그룹이 이번 투자를 통해 120만대까지 미국 내 생산을 늘릴 경우 도요타와 현지 생산량(127만대)이 비등해지고 가격 경쟁력 또한 갖출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세계 공장 중 가장 중심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HMGICS 에서 나온 기술들을 HMGMA에 적용해 보다 더 좋은 품질의 차를 생산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높은 지역 산업계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는 5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엔진, 변속기 등 주요 부품에 대한 관세 부담이 커지면 현대차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국 부품을 수입하기보다는 현지 조달을 통한 부품 수급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전체 수출액(20억7천700만달러) 가운데 20.1%(4억1천700만달러)가 자동차 부품인 만큼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지역 한 자동차부품 기업 대표는 "앞으로 완성차 제조사의 미국 내 생산과 부품 조달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부품사도 미국 내에서 100% 원부자재를 조달해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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