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5개 시·군 집어삼킨 '악마 산불' 149시간만 주불 진화 완료

임상섭 산림청장이 28일 오후 경북 의성군 산림청 상황실 앞에서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경북 산불의 주불 진화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해 인접한 안동·청송·영양·영덕 등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으로 번진 '악마 산불'이 28일 오후 5시를 기해 주불진화가 완료됐다. 산불이 처음 발화된 22일 오전 11시25분 기준 약 149시간만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28일 "이날 오후 2시30분 영덕 지역을 시작으로 오후 5시를 기해 의성, 안동, 청송, 영양 등에서 발생한 산불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 25일 각각 경주와 봉화에서 발생한 산불의 초기 진화도 완료됐다고 덧붙였다.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산불영향구역은 총 4만5천170㏊다. 의성 안평 산불 원인은 성묘객 실화로 추정되고 있으나, 향후 정확한 발화 원인 등은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산불로 인해 5개 시·군에선 주택 2천500여채가 전소되는 등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또 영덕에서 산불 진화 후 귀가하던 60대 산불감시원 1명을 비롯해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영양 6명, 청송 5명, 안동 4명 등 총 24명이 숨졌다. 이외에도 지난 26일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에서 진화 작업 중이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박현우(73)기장이 순직했다.

의성 산불로 잿더미로 변한 고운사 전각들. 장성현 기자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4시간만에 50㎞이상 '동진(東進)'한 이번 산불 진화 작업에 관계기관의 협력이 컸다. 산림 당국은 진화 작업을 위해 하루 최대 88대 이상의 진화헬기를 동원했다. 소방청은 주택지로 산불이 번지지 않도록 방어선 구축 등에 나섰다. 경찰도 도로 통제, 주민 대피 등에 힘을 보탰으며 군 병력도 헬기와 잔불 진화 등에 투입됐다.

전국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 산림조합 등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영탁, 유재석 등 연예인들도 이재민 피해 복구 성금을 기탁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무엇보다도 헬기조종사와 산불진화대원을 비롯하여 현장에서 산불진화작업을 수행한 분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의성에서 진화작업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신 헬기 조종사님과 영덕군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님께 다시 한번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산림당국은 주불 진화가 완료됨에 따라, 진화헬기 일부를 남겨놓고 잔불 진화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앞으로 5월 중순까지 '봄철 산불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산불예방과 대응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아직까지 또다른 산불 발생의 위험이 있는 만큼 긴장감을 놓지 않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 발생한 산불이 밤까지도 꺼지지 않고 있다. 산림 당국은 해가 지자 야간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그래픽] 22~26일 경북 북부 산불 확산 현황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지난 22일 발화해 경북 5개 시·군을 휩쓸고 있는 의성 산불이 엿새 만에 역대급 피해를 낳으며 계속 동진하고 있다. 산림청은 27일 오후 브리핑에서 \'미국 가시적외선 이미지 센서(S-NPP위성) 열 탐지 결과\'를 발표하며 태풍급 서풍에 산림청은 산불이 영덕까지 확산할 것을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산불은 미국 위성 열 탐지 결과 초속 27m의 강풍을 타고, 시간당 평균 8.2㎞ 속도로 확산한 것으로 분석됐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