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파트너스(이하 MBK) 연합에 맞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일단 성공했다.
최 회장 측은 지난 27일 주총에서 신규 이사 선임을 통해 영풍·MBK 연합을 누르고 이사회 과반 장악을 유지했다.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주총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영풍·MBK 측이 상호주 제한과 관련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동시에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이사회 진입을 모색할 방침이어서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성공
영풍 보유 의결권이 제한된 채 열린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수를 19인으로 상한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이는 최 회장 측이 요구한 안건으로, 지분율에서 앞선 영풍·MBK 측이 향후 수시로 임시주총을 열어 신규 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신규 이사로는 최 회장 측 5인, 영풍·MBK 연합 측 3인이 각각 선임됐다.
감사위원을 겸직하는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면 이날 주총 결과 최 회장 측이 확보한 이사는 총 11명, 영풍·MBK 측은 4명으로 집계됐다.
최 회장 측 기존 이사 4인은 현재 효력정지 가처분 상태로, 최 회장 측은 법적 분쟁을 통해 기존 4인 이사의 효력도 되살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영풍·MBK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이후 6개월 만에 열린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은 일단 경영권 수성에 성공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1월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이날 정기주총에서는 이사 수를 19인으로 제한하는 안건까지 통과시키면서 최대 주주인 영풍·MBK 연합의 추가 이사회 진입을 일정 부분 늦출 수 있게 됐다.
특히 사모펀드인 MBK가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한 점도 고려아연으로선 경영권 방어 여론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이 고려아연의 안정적 경영을 이유로 향후 주총에서 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려아연은 '제2의 홈플러스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MBK의 경영권 진입은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법정분쟁 불씨는 계속
그러나 지난해 9월 MBK가 영풍과 손잡고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이후 가처분과 본안 소송을 잇달아 제기하며 법적 분쟁을 지속하는 점은 최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에 리스크로 꼽힌다.
특히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 측에 번갈아 유불리를 안겨주며 표 대결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순환출자 고리가 계속 존재하는 상황에서 향후 MBK 연합의 요구로 임시 주주총회가 다시 열리게 된다면 영풍·MBK 연합 측 와이피씨가 보유한 지분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지 여부를 놓고도 법적 해석이 분분하다.
영풍·MBK 관계자는 "4명이 이사회에 진출함으로써 교두보가 확보된 셈"이라며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즉시항고와 이의제기 등 법원에서 효력을 다툴 것이며 시간이 걸려도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MBK연합은 주총 이후 입장문을 내고 입장문을 내고 "최윤범 회장의 불법, 탈법행위로 주주의 기본권마저 박탈돼버린 고려아연 주주총회는 K-자본시장의 수치이자 오점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왜곡된 정기주총 결과에 대해서 즉시항고와 효력정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고 법원에서 왜곡된 주주의 의사를 바로 잡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이날 고려아연은 전장 대비 8.70% 내린 76만6천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는 개장 직후 1.19%에서 7.27%까지 강세를 키우며 한때 90만원을 기록했으나, 이내 반락해 오전 2~3%대 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오후 들어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이 승기를 잡았다는 소식에 주가는 낙폭을 더욱 키워 11.80% 급락세로 74만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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