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분기 외국인 SK하이닉스 매수…서학개미는 M7 쏠림 '뚜렷'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분기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와 방산주를 대거 매수하고 조선 관련 주는 판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의 경우 빅테크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 쏠림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 외국인 투자자 픽은 하이닉스와 방산주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4조7천270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조선주인 한화오션으로 1조1천8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조선주는 연초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며 높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고평가 우려가 번진 데다 최근 부진한 발주 관련 지표에 경계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미래 조선업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발주 관련 지표들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며 "전 세계 2월 누적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고, 선가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데다, 중국의 수주 점유율 증가폭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외국인이 1분기 들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SK하이닉스로 1조8천810억원 순매수했다. 레거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번진 데다, 그간 국내 반도체주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고수했던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입장을 선회한 영향이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NAVER를 각각 7천330억원, 4천340억원 순매수하며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많이 담았다.

뒤이어 POSCO홀딩스(3천40억원), 카카오(2천160억원), 한국항공우주(2천80억원) 등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방산 관련 종목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의 안보 자립을 요구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방위력 증강 계획을 밝히며 수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방위업체 주가가 폭등하면서 한국 방산업체에 대한 멀티플 부담이 상대적으로 완화된 영향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주요 불확실성 요인의 정점을 통과하면서 코스피는 2,600선 지지력 테스트에 나설 것"이라며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크고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조선, 화학 등 업종은 경계하되 펀더멘털(기초체력) 기반, 저평가 및 낙폭 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등 업종에 주목한다"고 했다.

개인투자자 미국 주시 보유현황. 한국은행제공
개인투자자 미국 주시 보유현황. 한국은행제공

◆ 한은 "개인투자자 분산 투자해야"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은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는 경고 메시지를 냈다.

한국은행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 이재민 과장·장예진 조사역은 26일 한은 블로그에 게시한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라는 게시물을 통해 M7와 레버리지 ETF 등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편중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주식투자를 급격히 확대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 잔액은 2019년 말 152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천161억달러로 늘었다. 5년 만에 약 7.6배로 불었다.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전체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말 4.4%에서 작년 말 15.6%까지 확대됐다.

특히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외화증권예탁결제 자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의 미국 주식 비중은 2019년 말 58.2%에서 2023년 말 88.5%로 올라갔으며, 지난 18일 기준 90.4%까지 높아졌다.

이들의 투자 상위 10위 종목에는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구글 등 M7 종목 대다수와 나스닥100 및 S&P500 지수 등을 추종하는 일반·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올랐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정책 시행의 영향으로 주가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서학개미들은 저가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한번 손실을 보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서학개미들이 안정적인 투자 이익을 얻으려면 M7, 레버리지 ETF 등 일부 종목 과도한 편중을 줄이고 위험을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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