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어 지명 따 '물고기 역사' 스토리텔링…서한, 엑스코선 설계평가 두각

"경쟁이 혁신으로" 도시철도 설계의 새로운 기준 제시
서한, 설계 종합점수 88.68점…2위와의 점수격차 7점
치열한 엑스코선 수주전…공간 활용, 예술 경관 강점

서한은 대구 도시철도 4호선 철도 차량이 지나는 고가교에는 아치교를 3개 조성해 대구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범어의 잔물결을 상징하는 더블리브아치교 조감도. 서한 제공
서한은 대구 도시철도 4호선 철도 차량이 지나는 고가교에는 아치교를 3개 조성해 대구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범어의 잔물결을 상징하는 더블리브아치교 조감도. 서한 제공

대구 도시철도 4호선(엑스코선)을 둘러싼 설계 경쟁이 단순 시공을 넘어 도시철도 디자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1공구 시공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서한 컨소시엄은 구조적 안정성과 공간 활용, 예술적 경관 설계로 두각을 나타냈다.

대구시는 엑스코선 1공구 건설공사 설계평가 결과 의결서를 28일 공개했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구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설계심의분과위원회는 지난 25일 1공구 입찰에 참여한 HS화성, 서한, 진흥기업 컨소시엄 3곳이 제출한 설계안을 두고 최종 평가를 내렸다. 대구시는 3일 간의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평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평가 결과 기본설계에 관한 종합점수는 서한 컨소시엄 88.68, HS화성 컨소시엄 81.68, 진흥기업 컨소시엄 74.68순으로 나타났다. 우선시공분에 관한 실시설계 평가는 서한 컨소시엄과 HS화성 컨소시엄이 93.75점으로 동률을 이뤘다. 진흥기업 컨소시엄은 93.25점이었다.

평가는 ▷철도 및 궤도 ▷토목구조 ▷토질 및 기초 ▷토목시공 ▷교통 ▷건축 ▷기계(소방 포함) 등 7개 분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서한은 토목구조, 건축 분야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의위원들은 서한의 설계가 환승 동선을 단축하고 수목 훼손을 최소화했다며 대합실을 확대해 여객 공간을 키운 점이 돋보인다고 짚었다.

앞서 대구시는 입찰에 참여한 각 업체에게 ▷환승역 3곳의 구조 슬림화 ▷동대구역 고가교 보강 공사 ▷동대구역 중앙 녹지공간(히말라야 시다) 훼손 최소화라는 3가지 설계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디자인에 대한 창의적인 예술성도 언급됐다. 주요 교차부에 아치교 3개를 조성해 도시 경관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심의위원들은 "도시 경관과 어울리는 디자인과 정거장별 스토리텔링이 반영됐다"며 "상징성이 돋보이는 정거장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1공구에는 ▷수성구민운동장역 ▷범어역 ▷벤처밸리네거리역(구 MBC네거리) ▷동대구역 등 총 4개의 정거장이 포함됐다. 모두 도심 경관에 큰 영향을 끼치는 핵심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며, 벤처밸리네거리역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곳은 환승이 가능한 정거장이다. 서한은 각 역사마다 다이나믹링 등 상징적인 조형물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설계점수를 받아든 대구교통공사는 심의위원들이 평가한 설계점수(70%)에 가격점수(30%)를 합산해 최종적인 실시설계적격자를 다음 달 초쯤 선정할 계획이다. 설계 점수 비중이 70%에 달해 사실상 최종 결정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서한이 제시한 대구 도시철도 4호선(엑스코선) 범어역 조감도.
서한이 제시한 대구 도시철도 4호선(엑스코선) 범어역 조감도. '물고기가 강물에 떠 있는 형상'이라는 범어동의 지명을 모티브 삼아 반짝이는 물결을 형상화할 계획이다. 서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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