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석 달간 커피, 초콜릿, 빵·케이크에서 라면, 만두, 햄버거 등에 이르기까지 품목과 기업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할 예정인 식품·외식 업체는 현재까지 파악된 곳만 40개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식품기업의 가격 인상 사례가 흔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우선, 편의점에서는 다음 달 1일 오비맥주와 오뚜기 라면·카레,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남양유업 음료, 롯데웰푸드 소시지 등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다.
가정용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한 오비맥주 카스의 경우 병과 캔이 100∼250원 인상되고, 하이네켄, 칼스버그, 기네스 맥주도 각각 10% 정도 오른다.
오뚜기 진라면·열라면 큰컵은 1천400원으로, 참깨라면 큰컵은 1천8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오른다. 오뚜기 3분 쇠고기 카레와 짜장은 2천500원으로 300원씩 인상되고,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는 찐만두와 왕교자가 10%가량 비싸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1천∼2천원 오르고, 남양유업 초코에몽과 딸기에몽은 200원 올라 1천600원에 살 수 있다. 롯데웰푸드 의성마늘프랑크와 키스틱도 200원씩 오른다.
편의점은 물론이고 대형마트 판매가도 연달아 인상된다.
대형마트 오비맥주 가격은 다음 달 1일 평균 7% 상승하고, 카스 후레쉬 355㎖ 캔 6개 제품은 9천850원으로 800원 오른다.
다음 달 18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오뚜기 대표 제품인 진라면(5개입)은 3천950원으로 9.4% 인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가격을 올린 기업은 오리온 등을 빼고 거의 없었으나 올해 들어서면서 가격 인상이 연달아 발생했다.
앞서, 지난 1월 스타벅스가 원두 가격과 환율 급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면서 커피 브랜드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발생했다.
롯데웰푸드도 8개월 만에 초코빼빼로 등 제품 가격을 또 올렸고, SPC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빵과 케이크 가격을 인상했다.
아이스크림 또한 마찬가지로, 롯데웰푸드, 빙그레, 해태아이스 제품 가격이 인상됐고 배스킨라빈스, 하겐다즈도 가격이 올랐다.
라면 품목에선 농심과 오뚜기가, 햄버거에선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버거킹이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식품·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 랠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달러 강세와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근 1천460원대까지 급등(원화 가치 급락)한 데다 원재료 등 각종 비용이 오른 것이 손꼽힌다.
당장 정부의 물가 관리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며 먹거리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대에 머물렀으나 올해 1월 2.7%로 급등했고, 지난달엔 2.9%까지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0%)을 훨씬 웃돌았다. 지난 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이 곧 3%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가 감돌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정국이 불안한 것을 틈타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앞당긴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식품 기업들이 3∼4월 식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환율과 국제 식량 가격 상승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실적 개선과 이윤추구를 위해 소비자 부담을 외면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녹색소비자연대 등 10여 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이들 협의회는 "코코아와 원두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올랐지만, 밀가루와 식용유, 옥수수 등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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