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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조유진] 아시아 신진 작가들의 글로벌 무대

신세계갤러리 대구점 큐레이터

조유진 신세계갤러리 대구점 큐레이터
조유진 신세계갤러리 대구점 큐레이터

2025년 아트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행사에서는 모두의 예상대로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작가들이 국제무대에서 더욱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해였다.

특히나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서 새롭게 도입된 'MGM 디스커버리 아트 어워즈(MGM Discoveries Art Prize)'에서 한국 작가 신민(Shin Min)이 P21 갤러리를 통해 선보인 '유주얼 서스펙트(Usual Suspect)' 전시가 노동과 성별, 계층 문제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롭게 탐구한 점이 높이 평가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민 작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서비스 직종에서의 노동을 기반으로 사회적 불평등과 노동자의 현실을 조명했다. 헤어망과 같이 서비스직 여성 노동자를 떠오르게 하는 상징적인 요소를 활용해 특정 계층의 가혹한 현실을 드러내며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데, 이러한 독창성과 메시지 덕분에 신민의 유주얼 서스펙트는 아트 바젤이 선정한 '놓쳐서는 안 될 8개 작품' 중 하나로 꼽혔다. 더욱이 5만 달러(약 7,3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마카오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기회를 얻으며 국제적인 도약의 발판 또한 마련했다.

MGM 디스커버리 아트 어워즈 후보로 거론된 또 다른 두 명의 작가, 카요데 오조(Kayode Ojo, 미국)와 사주 쿠한(Saju Kunhan, 인도)의 작업도 인상적이었다. 오조는 베를린을 거점으로 한 스위트워터(Sweetwater) 갤러리를 통해 'Embouchure'(2025)라는 조각을 발표하며 현대문화와 사회적 열망을 흥미롭게 다루었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된 사주 쿠한은 뭄바이의 TARQ 갤러리에서 역사적 기록과 가족사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개인적 기록을 넘어, 이주, 정체성, 기억, 공간, 시간성을 탐구하며, 인도의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5년 아트바젤 홍콩의 MGM 디스커버리 아트 어워즈는 세 명의 후보 작가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국제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앞으로 더욱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지로서 홍콩의 입지는 여전히 거대하지만, 싱가포르, 서울, 도쿄 등과의 경쟁 속에서 또 다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앞으로 디스커버리 섹션이 어떤 방식으로 아시아의 신진 작가들을 조명하고 국제 미술 시장과의 연결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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