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초대형 산불 재난상황에서 아픔을 함께하고, 고통을 나누려는 시민들의 모습들이 빛나고 있다.
화마가 덮치는 긴박했던 상황에서도 이웃을 위해 자신을 헌신했던 영웅들도 뒤늦게 알려지면서 안동지역 사회를 '함께 나누는 희망적 도시'로 만들고 있다.
임이재(임하면 오대2리) 임하면 후계농업경영인회장은 지난 25일 산불이 마을을 덮쳐 모두가 피신하던 순간에서도 농약살포기에 물을 담아 마을을 돌며 집집마다 물을 뿌렸다.
임 회장의 헌신으로 한 마을을 살려냈다. 일부 집이 산불에 피해를 당했지만, 이웃 마을들이 쑥대밭이 된 것과 달리 10채 가량의 주택이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또, 남선면 구미리 김찬년(71)씨도 양지마을의 70~80여채 주택이 온전 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한 영웅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는 25일 오후 의성에서 산불이 넘어오면서 마을 주민 전체가 대피했지만, 끝까지 남아 자신의 집으로 옮겨 붙은 불을 꺼 이웃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당시, 산불은 미쳐 대피하지 못한 장애인이 살고 있는 마을 첫번째 집이 불이 붙기 시작했고, 두번째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김씨는 장애인이 살고 있는 집과 자신의 집에 물을 뿌리고 불길을 잡았다. 김씨가 아니었으면 이 마을 전체가 화마에 잿더미가 될 상황이었다.
풍천에서는 산불 현장에서 대피하던 부자(父子)가 전복된 트럭에 갇힌 이웃 주민을 구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안동경찰서에 따르면 김지영(48) 씨는 지난 25일 오후 6시쯤 안동시 풍천면 광덕리 아버지 집으로 향하던 중 2m 깊이의 논두렁에 추락해 전복된 트럭을 목격했다.
당시 의성에서 발화한 산불이 안동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던 시간이었다. 김씨는 아버지를 불렀으며, 트럭 안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던 70대 남성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겨 소중한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산불 피해자들과 소방 대원들을 위한 자원봉사도 곳곳에서 미담이 되고 있다.
안동시 풍산읍 새마을부녀회는 지난 26일 하회마을에 근무 중인 소방대원과 인근 신성초등학교로 대피 중인 이재민들에게 사랑의 밥차를 제공했다.
밥차는 당초 예정된 '풍산읍 경로 효 잔치' 명목으로 풍산읍 소재 노인분들에게 제공될 예정이었던 음식을 산불 현장 인력들 대상으로 사랑의 밥차 봉사활동을 벌였다.
중구동 통장협의회는 대피소 내 청소, 식사 배식, 간식 배부, 피해자 위로 등 대피소 업무를 자발적으로 수행하며 지금까지도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대피소 지원 등 자원봉사를 신청하는 인원도 줄을 잇고 있다.
예안면, 남후면, 임동면, 평화동, 송하동, 옥동 등 각 읍면동의 개인 및 단체, 기업들이 산불 피해자뿐만 아니라 산불 진화를 위해 안동으로 모인 소방인력을 위해 각종 생필품과 양말, 수건 등을 기부해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안동시 송하동 주민 20여 명은 100만 원을 모아 소방대원들에게 양말 600켤레을 전달했다.
안동 일직면 원호리가 고향인 신복순(KB손해보험부산진지점 ㈜재완 대표)씨는 집에 보관 중이던 순금을 포함한 귀금속을 처분한 금액 2천만 원을 안동시에 구호 성금으로 기탁했다.
역대 최대의 산불이라는 재난 속에서도, 서로를 돕는 따뜻한 마음과 희생정신을 보여주며 안동시 지역사회는 재난 극복을 위해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재난 상황에서 환난상휼, 상부상조하는 시민 정신이 빛을 발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위대한 공동체 정신과 전국에서 답지한 정성을 기반으로 위기 상활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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