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극단 한국 정치 민낯…대통령 탄핵 비극 더는 안 된다

'87년' 이후 3번째, 韓대행 포함 4번째…동남아·남미 상황
의회에 대통령 탄핵 권한 맡겨…여소야대 국면서 부작용 커
선고 결과 어떻게 나든 개헌 통해 위기 극복 돌파구 찾아야

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기각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기각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즉각파면·사회대전환 서울비상행동,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윤석열즉각파면·사회대전환 서울비상행동,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버스'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 관저로 탄핵 촉구 행진을 하던 도중 경찰에 막혀 있다. 연합뉴스

1987년 제도적 민주화 체제에 돌입했으나 국민 손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무려 세 번째 국회 탄핵소추 대상이 되면서 한국 정치에서 더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민주공화국을 지탱하는 절제와 관용,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사이 극한 투쟁과 진영 대결만 남은 한국 정치의 민낯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개헌이라는 새 제도 설계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 민생을 든든하게 책임지는 정치 본연의 역할을 회복시키라는 국민적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일 법조계, 정치권 등에 따르면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선출된 대통령이 국회에 의해 세 차례나 탄핵소추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탄핵소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한민국은 행정부 수반이 네 번 탄핵소추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국가 사례를 살펴보면 페루가 탄핵소추 4건으로 한국과 기록을 나란히 하고 있으며 미국과 브라질이 각 3명, 에콰도르와 인도네시아가 각 2명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 결과 페루와 브라질에서 대통령 각 3명, 인도네시아에서 2명, 한국에서 1명이 파면됐다. 미국에서는 실제 파면된 대통령은 없다.

한국 정치가 그간 낳은 결론이 정치 후진국으로 불리는 남미나 동남아와 유사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4일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세계 정치사에서도 주요 사례로 거론될 만한 오욕의 역사를 남기게 될 우려가 제기된다.

장기간 군사독재에 대한 반작용으로 의회에 대통령 탄핵 권한을 맡긴 결과는 극단적인 여소 야대 국면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혼란을 낳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 인용과 기각 중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불리한 성적표를 받은 진영에서는 거리 투쟁 등 거센 반발의 목소리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쌓아온 민주공화국의 시스템이 시효를 다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상당하다. 개헌을 통해 1987년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은 "대통령 초집중 체제, 여야가 흑백 진영 대결로 죽기 살기로 싸우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대통령 권한을 입법, 사법으로 수평적으로 나누고 지방에 이양하며 수직적으로도 나눠야 한다"고 했다.

이어 "흑백 진영 대결을 해소하려면 소수 의견도 반영될 수 있도록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나 비례성 강화 등 선거제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이 모든 요구를 담은 개헌 요구를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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