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관세 태풍] 한 숨 돌린 반도체·배터리 "안심하긴 이르다"

반도체 후속조치 예의주시…첨단산업 '핵심' 복잡한 셈법
배터리 전기차 수요 둔화 간접 피해 전망, 중장기 성장은 유효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반도체, 배터리 업계는 상호관세 미적용 대상으로 거론되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고 후속조치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백악관은 이날 상호관세 미적용 대상으로 기존에 다른 관세가 부과된 철강, 자동차 외에 구리·의약품·반도체·목재, 금괴 등을 거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과 반도체, 목재 등에 대해 이미 품목별 관세 부과를 예고한 만큼 안도하기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도체의 경우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가치사슬(밸류체인)이 복잡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 관세 부과의 득실을 따지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이번 발표 내용을 면밀히 따져보며 향후 있을 품목별 관세 부과 등에 대한 대응책을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향후 품목별로 또 관세 조치를 내릴 수 있어 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의 요구는 미국으로 공장을 옮겨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것으로, 미국 현지 생산에 속도를 내는 게 가장 적절한 대응일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배터리 업계는 품목별 관세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관세 부과로 인해 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 미국이 수입하는 완성차에 고율 관세가 붙으면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수요가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배터리 물량이 아직 있고, 배터리 셀 소재나 장비 등을 일부 수입해 간접적으로는 영향을 받는다.

국내 최대 배터리업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관세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할 예정"이라며 "미국 현지 생산 체계를 먼저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관세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관세 전쟁이 지속되면 미국과 유럽에 모두 생산 거점을 갖추고 현지화에 힘써온 한국 배터리 업계에 유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 현지에 약 700기가와트(GWh) 이상의 공장 건설을 확정한 상태"라며 "관세 장벽이 장기화하면 현지 생산 및 소비 구조로 사업 모델이 전환되기에 현지화에 나선 업체가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