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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구글의 첫 화면이 광고다

오직 본질만 남겨둔 구글의 첫 화면. 사진: 구글 캡쳐
오직 본질만 남겨둔 구글의 첫 화면. 사진: 구글 캡쳐

우리는 매일같이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유튜브를 켜면 5초짜리 광고가 먼저 재생되고, 뉴스 기사 속엔 타겟팅된 배너가 따라다니며, 버스 정류장조차 작은 전광판 하나쯤은 품고 있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시선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소비자는 점점 더 광고에 무뎌지며 '넘기기'에 익숙해진다. 광고가 많을수록 광고가 눈에 띄지 않는 역설. 그런 시대에, 광고에 지친 우리 모두를 잠시 숨 쉬게 해주는 공간이 하나 있다. 바로 구글의 첫 화면이다.

구글의 첫 화면에는 검색창 하나와 로고만 존재한다. 그 흔한 배너도, 이벤트도, 프로모션도 없다. 유튜브도, 플레이스토어도, 구글 포토도, 어떤 서비스도 그 첫 화면을 침범하지 않는다.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것' 대신, 오직 사용자가 '하고 싶은 것'에만 집중하게 한다. 검색. 단 한 단어, 단 한 동작만을 위한 페이지.

이 단순함은 기획의 미숙함이 아니라, 설계의 정교함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처럼, 구글의 첫 화면은 불필요한 것을 제거한 끝에 도달한 가장 정제된 광고이다. 브랜드가 스스로를 지우고 사용자를 앞세웠을 때, 오히려 브랜드는 더 선명해졌다.

구글은 첫 화면을 통해 광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구글의 첫 화면은 가장 강력한 광고이다. 이 화면은 "우리는 당신이 원하는 정보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찾게 해줄 수 있는 회사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말 없이 전한다. 그것은 브랜드가 말하지 않고 행동으로 증명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정수이자, 사용자 경험이 곧 브랜드 자산이 되는 사례이다.

광고란 결국 브랜드가 세상과 나누는 대화이다. 그 대화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방식은, 소비자가 먼저 말을 걸게 만드는 것이다. 구글은 사용자의 검색이라는 행위를 기다리며, 침묵으로 존재감을 만들어낸다. 그 정제된 침묵 속에서 사용자는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고, 스스로 브랜드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많은 브랜드가 "우리 제품은 이렇고 저렇고, 이만큼 좋습니다"라고 외치지만, 진짜 강한 브랜드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왜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찾게 되는가'에 집중한다. 구글은 첫 화면을 통해 그렇게 말하고 있는 셈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광고란 무엇일까?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 브랜드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그렇다면 구글의 첫 화면은 아마도, 이 시대 최고의 광고 중 하나일 것이다. 브랜드가 할 말을 줄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남겼을 때, 우리는 오히려 더 많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본질은 단순하다. 구글의 첫 화면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광고의 철학은, 바로 그 한 문장에 담겨 있다.

'기획력이 쑥 커집니다'의 저자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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