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극도의 긴장감 흐른 헌재 '22분 선고'…파면 선고에 희비 엇갈려

선고 시간 임박하자, 대심판정 극도의 긴장감
비상계업 위법성 인정 대목 나오자 양측 표정 상반
파면 선고 후 엄숙한 분위기 깨져…환호 vs 좌절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을 선고한 뒤 대심판정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을 선고한 뒤 대심판정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가 이뤄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내부는 환호성과 탄식이 뒤섞이며 희비가 갈렸다. 헌법재판관 입장부터 선고문 낭독까지 엄숙한 분위기가 이어지던 심판정 내부는 '인용' 주문과 함께 상반된 표정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11시 헌재 선고를 앞두고 국회 소추위원들과 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은 모두 굳은 표정으로 심판정에 자리를 잡았다. 양측은 모두 10시20분에서 50분 사이 입장했고, 자리에 앉은 뒤 양측 대리인은 서로 인사를 나누거나 휴대전화를 함께 들여다보며 귓속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질서유지와 경호 등의 이유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방청에 참석한 20명의 일반인 방청객들도 심판정 내부를 연신 촬영하며 상기된 표정으로 재판관들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4천818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첨된 이들은 외투까지 벗은 채로 금속 탐지 검사를 한 뒤에야 심판정에 입장할 수 있었다.

선고 시간이 임박하자 심판정 내 분위기는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선고시작 직전인 오전 10시 58분이 되자 대심판정은 침묵과 함께 극도의 긴장감으로 가득찼고 10시 59분쯤 재판관 입장 안내와 함께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선두로 8명의 재판관이 차례대로 대심판정으로 들어왔다.

문 대행은 약 22분 동안 선고요지와 주문을 읽어 내려갔다. 양측 대리인단은 문 대행이 초반에 국회의 탄핵소추 절차 적법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힐 때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후반에 들어 12.3 비상계엄 위법성이 인정되고 그 중대성이 파면할 정도에 이른다는 대목이 나오자 양측의 표정은 상반됐다. 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심란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허공을 바라본 반면 국회 측 대리인단과 방청석에 앉은 민주당 의원들은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행이 파면을 선고한 오전 11시 22분에는 대심판정의 엄숙한 분위기가 깨졌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퇴정하는 재판관들을 향해 "고맙습니다"라고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심판정 내 경위가 "조용히 해달라"고 제지했지만 이들의 환호는 막지 못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웃으며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를 이어갔고 이후 심판정 안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굳은 표정으로 심판정을 빠져나갔다. 방청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도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일부 의원은 "역사의 죄인이 된 것"이라며 심판정을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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