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업체 ㈜Q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68) 씨는 일찌감치 자녀에게 가업증여 과세특례를 통해 가업승계를 마무리했다. ㈜Q사의 경영은 대표이사직을 물려받은 아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김씨는 회사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그동안의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성장전략을 짜고 있다. 김씨는 M&A를 통한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매수기업 추천 및 매수 자문을 의뢰해왔다.
◆기업의 성장 동력 'M&A'
김씨는 3년 전 자녀에게 가업증여 과세특례를 통해 ㈜Q사의 주식 지분 70%를 큰 아들에게 넘겨주었다. 나머지 주식 30%는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둘째 아들에게 증여하기로 했다. 다만, 증여세를 고려해 증여는 천천히 처리하기로 했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재산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유언장을 작성해 재산 분배에 대한 교통정리도 끝마쳤다. 이제 김씨에게 마지막 남은 과제는 ㈜Q사를 한 단계 성장시켜 탄탄한 중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올해 창업 30주년을 맞이한 ㈜Q사는 2024년 매출액 520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달성했으며, 총자산 450억원, 총부채 50억으로 금융기관 차입금은 전혀 없다. ㈜Q사의 성장잠재력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에 따라 M&A를 통한 ㈜Q사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탄탄한 중기업으로 성장한 ㈜Q사는 현금 15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중소기업을 인수할 정도의 자금조달능력은 있다. 김씨는 업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자동차부품업이 아닌 다른 업종을 찾고 있다. 매출액은 200억원에서 300억원 정도, 영업이익률 약 8%에서 10% 정도를 원한다.
최진혁 전문위원은 "자금능력이 받쳐주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수 리스크가 크지 않은 기업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며 "기술력이나 장치산업, 또는 인허가 등으로 인해 진입 장벽을 갖고 있는 기업인 매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씨에게 식료품 제조업, 원료재생 제조업, 휴대폰 표면처리업의 3개 회사를 추천했다. 각 기업의 산업전망 등을 검토한 결과 식료품은 김씨가 선호하는 업종이 아니어서 제외를 하였고, 휴대폰 표면처리업은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지만 휴대폰은 제품 주기가 워낙 짧고 산업의 변동성도 크다는 김씨의 판단에 따라 제외했다.
ESG관련 업종이라 장기적인 산업전망도 좋은 편이며, 무엇보다도 신규 허가가 쉽지 않은 진입장벽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을 높게 평가해 원료재생 제조업체인 ㈜A사를 후보기업으로 선정했다. ㈜A사의 사주에게는 물려줄 후계자가 없기 때문이다. 매각희망금액은 200억원이다.
◆인수대상 기업 분석 필수
인수대상기업인 ㈜A사는 2024년 기준 총자산 231억원, 총부채 127억원, 순자산 104억원이다. 금융기관 차입금은 58억원이며, 현금성자산은 4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122%로 높지 않고, 재무 안정성도 양호한 편이다.
공장 부동산의 장부가는 52억원이며, 지난해 기계장치의 증설을 추가해 향후 5년 이내 설비에 대한 재투자는 필요없다. 매출액 292억원, 영업이익 28억3천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은 9.6%다. 과거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9.4%로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2024년 기준 당기순이익은 24억원으로 순이익률은 8.2%다. ㈜A사는 과거 5년 동안 매출액 및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매년 큰 편차 없이 꾸준하게 달성하고 있어 영업 안정성은 상당히 견고한 것으로 평가됐다. ㈜A사는 환경관련 업종으로 각종 정부지원금 및 우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금융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도 있다.
박시호 전문위원은 "좋은 기업이지만 결국 매각희망금액이 서로 맞아야 한다"며 "M&A에서 가장 어렵고 민감한 문제는 가격이다"고 설명했다.
매각 기업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요구하거나, 반대로 인수기업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요구하면 거래가 성사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 중소기업 M&A의 역사가 짧아 가격과 평가에 대한 괴리가 심하다.
◆객관적 기업 평가
통상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중 비상장기업에 대한 평가와 분석은 보통 EV(기업가치) / EBITDA로 많이 평가한다. EBITDA는 이자비용, 법인세, 감가상각과 감모상각의 비용을 차감하기 이전의 이익이라는 뜻이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을 더해 계산한다. ㈜A사의 영업이익 28억3천만원과 감각상각 4억5천만원을 더하면 ㈜A사의 EBITDA는 32억8천만원이다.
박현철 전문위원은 "기업가치는 EBITDA에 적용배수를 곱하고, 여기에 이자발생부 채무의 순차입금을 빼면 된다"며 "이자발생부 채무는 금융기관 차입금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A사의 이자발생부 금융기관 차입금은 58억원이고, 여기에 ㈜A사가 보유 중인 현금 45억원을 빼면 순차입금은 13억원이다. 적용배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다르고, 업종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통상 중소기업의 적용배수는 업종이나 기술력 등에 따라 적게는 3배, 많게는 6, 7배까지 적용한다. ㈜A사의 경우 기술력 및 진입장벽 등을 고려, 적용배수는 6배를 적용해 평가하기로 했다.
㈜A사의 기업가치는 EBITDA 32억8천만원에 적용배수 6배를 곱하고, 여기에 순차입금 13억원을 빼면 183억8천만원이다. 기업가치 183억원을 단순하게 계산하면 ㈜Q사의 순자산 104억원에 연간 영업이익 28억원의 2.85배를 영업권 프리미엄으로 추가해 지급하는 셈이 된다.
매각희망금액 200억원과 비교를 하면 17억원이 차이가 난다. 김씨와 매도자 간의 수차례에 걸친 협의 결과 인수금액은 190억원으로 결정했다. 인수금액이 결정된 만큼 즉시 양해각서를 작성하고 ㈜A사에 대한 기업실사를 진행했다.
기업실사에서 심각한 부실채권이 발견되거나 기술력 등에 문제가 없을 경우 본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방효준 전문위원은 "본 계약 체결을 앞뒀다면 인수자는 자금조달에 대해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본 회사의 재무구조에 큰 변화가 생길 경우 리스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
㈜Q사가 보유한 현금은 150억원이다. 이 중 운전자금 여유분 20억원을 제외하면 130억원을 인수자금으로 투입할 수 있다. 인수금액 190억원 대비 60억원이 부족하다. 부족자금은 금융기관 차입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의 M&A보증 30억원과 공장 담보 30억원을 합해 은행에서 60억원의 대출을 받기로 했다. 60억원의 대출을 받은 후 ㈜Q사의 부채비율은 32%로 재무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A사의 주식 100%를 인수하면 과점주주에 대한 간주취득세가 발생한다. 공장 부동산 52억원에 대하여 세율 2.2%를 적용하면 간주취득세는 1억1천440만원이다.


〈매일신문 가업승계지원센터 전문위원단〉
▷최진혁 퍼시픽경영자문 이사(매일신문 가업승계지원센터장)
▷박시호 박시호세무회계사무소 세무사
▷박현철 참회계법인 회계사
▷방효준 명인노무사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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