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북구 산불헬기 추락 합동감식 실시…"조사 1년 이상 걸릴 수도"

7일 오전 관계기관 회의·합동감식 진행
보조기억장치 소실…사고경위 파악 난항 겪을 가능성

7일 대구 북구 서변동 산불 진화 헬기 추락 지점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와 경찰, 소방, 지자체 등이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발생한 이번 사고로 조종사 정궁호(74)씨가 순직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북구 서변동 산불 진화 헬기 추락 지점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와 경찰, 소방, 지자체 등이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발생한 이번 사고로 조종사 정궁호(74)씨가 순직했다. 연합뉴스

대구 북구 서변동 산불을 진화하다 추락한 헬기의 '보조기억장치'가 소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조사당국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부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는 7일 오전 북구청 청사 2층 상황실에서 사고 관련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대구경찰청 ▷대구소방본부 ▷대구시 ▷북구청 ▷동구청 ▷부산지방항공청 ▷헬기 임대 업체 등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약 35분간 이어진 회의에서 현장 감식 방식 등 향후 사고 조사에 관한 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 관계자는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정확한 현장감식 결과가 나오려면 1년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 미국에 있는 헬기 제조업체에 엔진을 보낼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사 중인 내용을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고헬기 임대 업체는 헬기에 블랙박스 대신 설치돼 있던 '보조기억장치'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장치는 업체 측이 자체 설치한 것으로, 최대 1천℃ 이상의 고온에도 견디는 헬기 전용 장치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보조기억장치의 복구 가능 여부도 자세한 조사를 거쳐야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기관들은 이날 회의 직후 서변동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작업은 8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조사위는 드론 등을 통해 추락한 헬기 등의 잔해물을 파악하고, 기체 잔해에 남아있는 연료와 각종 오일을 수거했다.

이외에도 조사위는 전날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을 탐문하고,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기도 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보조기억장치는 소실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일단 감식하면서 찾아보겠다. 헬기가 폭발했다는 목격담이 있는데 그 부분도 살펴볼 예정"이라며 "헬기 인증검사나 유지관리 부분은 규정에 위배되는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겠다. 오는 10일쯤 엔진을 포함한 기체 전체를 김포공항의 잔해 보관소로 가져가 정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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