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일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한국의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에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경기 하방'이라는 표현이 올들어 넉 달 연속이다.
KDI는 이날 '경제동향 4월호'에서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며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1월 "하방 위험 증대", 2월 "하방 위험 고조"라고 진단한 데 이어 지난달과 이달 또 다시 "하방 압력 확대"를 언급하며 문제는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는 생산과 소비 모두 부진하고 내수, 수출 등의 지표도 좋지 않은 상황을 반영했다. 건설업, 내수와 밀접한 서비스업의 노동수요도 감소하면서 고용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2월 전산업생산은 1.2% 증가했지만 이는 주로 조업일수(+1.5일)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건설업(-21.0%)을 비롯한 산업 전반의 생산 둔화 흐름은 지속됐다. 생산 분야 평균가동률도 73.5%에서 73.1% 하락했다.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1분기 수출이 정보통신기술(ICT) 증가 폭 축소의 영향으로 2.1% 감소하는 등 수출기업 중심으로 기업 심리도 위축됐다. 이달 들어 미국 관세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기업 심리가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 부진흐름도 계속됐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내부재 소비가 반등했지만, 준내구재와 비내구재 부진이 이어지면서 1∼2월 평균 소매 판매는 1.1% 감소했다. 서비스 소비도 숙박·음식점업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미약한 흐름이 지속됐다. 1∼2월 평균 기준 숙박·음식점업(-3.7%),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5.6%), 교육서비스업(-1.8%) 등에서 생산이 감소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3.4로 여전히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통상 불확실성 등 수출 여건 악화로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건설기성은 1월에 이어 2월에도 큰 폭으로 감소(-21.0%)하면서 부진이 이어졌다.
고용 둔화도 지속됐다. 2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전월과 유사한 13만6천명을 기록했다. 다만 제조업(-7만4천명)과 건설업(-16만7천명) 등 주요 업종의 취업자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실업률 역시 모든 연령대에서 상승했으며, 고용률 상승세도 완만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KDI는 미국의 통상정책에 대한 우려 등으로 환율이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경제도 통상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심리가 악화되고 소비 위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KDI는 미국의 제조업 신규주문과 소매판매, 소비자심리지수가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KDI 관계자는 "세계경제는 통상환경이 악화되고 주요 선행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하방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며 "제조업 업황지표가 하락하고 소비 관련 심리지표의 부진은 심화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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