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원부자재와 인건비 등이 오른 데다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원재료 수입 단가가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은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29(2020년=100)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12월 1%대를 유지했으나, 올해 1월 2.2%로 올라섰고 2월에도 2.0%를 이어갔다.
특히 작년 같은 달 대비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3.6%로, 2023년 12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기업들이 가격을 올린 커피(8.3%), 빵(6.3%), 햄과 베이컨(6.0%) 등에서 큰 상승률을 보였다.
외식(3.0%) 역시 2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2.1% 상승했는데, 외식과 가공식품이 전체 물가를 각각 0.42%포인트(p), 0.30%p 끌어올린 것이다.
식품·외식기업들은 작년 연말부터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원부자재·인건비·환율 상승 등 삼중고를 호소하며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물가를 올렸다. 최근까지 이러한 식품·외식기업은 약 40곳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식품기업의 가격 인상 사례가 흔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대표적으로 연초부터 지금까지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롯데웰푸드, 오뚜기, 농심, SPC삼립, 오리온 등 식품 대기업이 가격 인상에 대거 합류하면서 지금은 가격을 올리지 않은 기업과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기업들은 원부자재와 인건비 등이 오른 데다,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함으로써 원재료 수입 단가가 높아져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고 호소한다.
지난해 정부의 물가안정 동참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가격 인상을 미루고 버텨왔으나 이젠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더 위축시킬 것"이라며 "커피 원두와 코코아는 올랐지만 밀가루와 식용유·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내렸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이후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주춤해질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는 정국 혼란으로 정부의 물가 관리가 힘을 받지 못한 틈을 타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서두른 측면도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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