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발 무역장벽 현실화로 배터리 업계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 1위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를 내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천7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8.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만 이번 '깜짝 실적'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생산세액공제(AMPC) 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1분기 AMPC 금액은 전 분기보다 21% 증가한 4천577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83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SK온은 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해 미국에 생산공장이 적어 AMPC 규모가 비교적 작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터리 3사는 미국 현지 생산기지 운영을 통해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IRA가 폐지되지 않는 한 AMPC 효과가 있는 데다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총 7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또 미국 내 첫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인 애리조나 공장 건설도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순항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5에서 "미국에 이미 많은 공장을 갖고 있어 선진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1공장을 조기 가동했으며, SPE 2공장과 GM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SK온 역시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을 비롯해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생산기지를 활용한 생산 거점 효율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시간주에 위치한 GM과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3기의 건물 등을 취득했으며, 미시간 홀랜드 공장,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도 생산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장벽이 장기화하면 현지 생산 및 소비 구조로 사업 모델이 전환되기에 현지화한 업체가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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