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조기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시행을 제안한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과 더불어민주당 비명계에서 공감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개헌 키를 쥐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개헌은 필요하다"면서도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현행 대통령 중심제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은 많은 국민들과 정치권이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바다. 승자독식형 대통령 권한을 축소시키고, 국회 권한 역시 축소 또는 견제할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는 정쟁과 국민 갈등을 해소할 길이 없다. 삼권분립 역시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되기 전 25회나 거부권을 행사했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최상목 권한대행이 행사한 거부권까지 합하면 41회나 된다. 행정부는 국회를 무시했고, 입법부는 법안을 남발(濫發)했다. 또 윤석열 정부 들어 국회가 공직자를 탄핵소추한 것이 13차례이고, 탄핵소추 발의까지 합치면 30회에 달한다. 내내 싸움만 한 것이다.
현 상태로는 삼권분립과 민주주의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민주당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하는 일극(一極) 체제가 될 것이고, 그 경우 사법부 역시 그 영향력에 움츠러들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민주당은 윤 정부를 흔들었던 것처럼 새 정부를 마구 흔들 것이다. 이 상황을 그대로 두고 민주주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시간이 촉박(促迫)해서 개헌이 어렵다'거나, '지금은 내란 종식이 우선이다'는 주장은 사실상 개헌 의지가 없다는 말이다. 서둘러 개헌을 추진하면 대선 전에 얼마든지 개헌이 가능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금은 개헌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의 파괴를 막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대통령 권력과 국회 권력이 이처럼 싸우는 것이 이 대표 눈에는 정상적 민주주의로 보이나? 개헌이 파괴된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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