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제노동 소금 안사" 美 신안 태평염전 천일염 수입 차단, 전남도 '당혹'

2021년부터 노동·인권 실태 조사, "강제노동 무관 입증"

7일 오전 전남 신안군 증도 태평염전에서 작업자가 염전을 정리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 3일 강제노동 규정을 위반한 국내 최대 규모 단일염전인 태평염전의 소금 수입을 차단하는 인도보류명령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전남 신안군 증도 태평염전에서 작업자가 염전을 정리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 3일 강제노동 규정을 위반한 국내 최대 규모 단일염전인 태평염전의 소금 수입을 차단하는 인도보류명령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국내 최대 소금 생산지인 신안 태평염전의 소금 수입 보류 방침에 전남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일 전남도에 따르면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강제노동 사용을 합리적으로 보여주는 정보를 토대로 태평염전에 대한 인도보류명령(WRO·Withhold Release Order)을 2일 기준으로 발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효력은 즉시 발효되며, 미국 입국 항구의 모든 CBP 직원은 한국의 태평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 제품을 압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남도는 2021년 강제노동 사건 이후 염전 노동자의 근무 실태와 인권 상황 등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을 강화해 왔지만 미국 측의 수입 보류 조치가 떨어지자 급히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단일염전인 신안 태평염전은 천일염 생산자에게 위탁하고 있는데 2021년 일부 염전에서 임금 체불 등 강제 노동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고용주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미국 세관 측에 강제 노동이 의심되는 한국산 천일염을 수입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전남도는 2022년부터 도내 705개 염전 가운데 근로자를 고용하는 염전 93개소에 공무원을 파견해 전수조사를 벌였다.

2022년 6월에는 전남도 인권기본조례를 개정해 도민인권 침해구제위원의 인권침해 구제 대상 범위에 '도내 염전 법인단체 또는 사업장'이 포함되도록 확대했다.

해마다 염전 고용 근로자의 생활·근로 환경, 인권 침해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연 2회 염주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인권 의식 교육을 해왔다.

전남도는 태평염전에 근무 중인 장애인 9명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2021년 이후 강제노동, 임금착취 등이 재발하지 않고 있는 것과 해양수산부와 시군, 수출기업 공동으로 천일염산업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 등을 미국 측에 알리고 해제를 요청할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생산기업이 강제 노동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수입 보류가 해제된다"며 "신안군, 경찰청, 노동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협력, 오해가 해소될 수 있도록 미국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전남에서는 2023년 기준 천일염 18만5천t이 생산됐으며 이 가운데 미국에는 245t(5억원 상당)이 수출됐다. 태평염전에는 미국에 연간 7∼8t(1억원 상당)이 수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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