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국회의장 놀이 중단하라"며 거센 반발이 터져나왔다.
7일 민주당 지도부와 친명계 의원들은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며 개헌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 대표 주변에서 우 의장의 제안에 제동을 걸거나 비판하는 입장들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향후 개헌논의도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파면이 엊그제고 아직 관저 퇴거도 안 한 상태인데 국민이 공감할지 의문"이라며 "지금은 일단 탄핵 뒷수습과 내란 세력 발본색원, 민생·경제 회복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헌법 개정의 필요성과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지금 개헌이 최우선 과제인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지금 국가적인 최우선 과제는 내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그 책임을 묻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은 "우 의장의 충심은 이해한다"면서도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지 않는 국회의장 놀이를 중단하시고, 개헌 주장으로 국민의 분노를 사지 않기를 바란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5선 중진 이인영 의원은 "지금은 개헌 논의할 때가 아니다. 불가능하다. 대선을 앞두고 개헌 논의를 잘못하면 계엄과 탄핵으로 이어진 민의를 왜곡한다"며 "내각제나 이원정부제 개헌은 더더욱 아니다. 대선 이후 개헌 논의를 하자"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에게는 개헌 논의에 반대한다며 우 의장을 비판하는 당원들의 메시지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형배 의원은 다수 당원에게 받은 항의성 문자메시지 사진을 공개하며 "개헌 반드시 해야 하지만 내란 잔불 처리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은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우 의장의 개헌 추진 제안에 적극 동의하며 환영한다"며 "38년 만에 이뤄지는 개헌을 통해 새로운 7공화국을 국민과 함께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전 의원은 "제6공화국 8명의 대통령 중에서 4명이 구속됐거나 파면됐다. 사람의 문제도 있겠지만 시스템의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며 "대통령 선거만 생각하는 것은 사회적 공공선을 외면하는 것과 같다"면서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당 안팎에서는 우 의장의 개헌 제안이 이 대표와 사전에 공감대를 이룬 상태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민주당뿐 아니라 여러 당 지도부와 다 얘기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디만 해당 논의가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 문제로 번질 경우엔 각 진영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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